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1~3월) D램 매출이 동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D램 가격이 하락 국면에 진입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조치 등의 영향으로 정보기술(IT) 기기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D램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전망이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900만달러(한화 약 118억원) 줄어든 103억4300만달러(약 13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D램 매출 115억3000만달러(약 15조1600억원) 달성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했다.

다만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2.7%로 직전 분기보다 0.8%포인트 상승해 독보적 1위 자리는 유지했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이 부진한 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세에 접어든 글로벌 D램 업황 영향이 컸다.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9.5% 급락한 이후 올해 1월에도 8.1% 떨어졌고, 이후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 장기화 등 대외 변수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제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약세를 보인 것도 매출 감소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2위 업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D램 매출도 직전 분기보다 8억7100만달러(약 1조1450억원) 줄어든 65억5900만달러(약 8조6200억원)로 집계됐다. 1분기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직전 분기보다 3%포인트 줄어든 27.1%였다.

반면 글로벌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은 올 1분기 D램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5억7500만달러(약 7560억원) 증가한 60억2500만달러(약 7조9200억원), 점유율도 2.7%포인트 상승한 24.8%로 조사됐다.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 262억3900만달러(약 34조50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올 1분기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242억4800만달러(약 31조8800억원)였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문제는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지난 5일 보고서에서 올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3~8%)보다 상황을 더 나쁘게 봤다. 지금의 높은 D램 재고가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고, 여기에 글로벌 물가 상승과 소비자 수요 약세 등이 지속돼 성수기 수요가 예상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현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PC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우려 속에 제조사들이 (메모리) 재고 조정에 나설 경우 코로나19 특수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요 둔화 우려에도 하반기 성수철 도래에 따른 출하량 급증이 가격 하락 폭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DS 부문 중 메모리는 출하량 급등이 가격 하락 영향을 상쇄시킬 것으로 보이고 비메모리는 성수기에 접어들며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이 81조6000억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