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인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던 전임 박성수 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을 5만여 표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득표율 58.28%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정부의 과도한 세금과 부동산 규제, 무너진 공정에 대한 구민들의 심판”이라며 “전임 구청장이 벌여놓은 불필요한 예산 사업을 하나하나 검토해 혈세 낭비를 막겠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25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시 주택기획과장, 세제과장, 뉴욕주재관, 재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선배를 건너뛰는 고속 승진자로 조직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논란 끝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러나면서 그의 승진 가도에도 제동이 걸렸다.

당시 본부 1급 승진이 코앞에 있었지만, 고(故) 박원순 시장 취임과 함께 산하기관인 농수산식품공사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좌천됐다.

서 구청장은 “오 시장과 저 모두 10년의 풍찬노숙 시절을 보낸 공통점이 있다”며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정치적 재기를 했듯이 저 역시 마지막 페이지를 쓰지 못한 공직 생활을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 구청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분하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자 펜을 잡은 것이 공식 등단 시인의 길로 이끌었다. 지난 1일 발표한 A4 6장 분량의 취임사도 그가 직접 작성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