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오너 2세 성래은…850억 패션 스타트업 투자 시동 [배정철의 패션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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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차녀 성래은(44) 영원홀딩스 대표가 벤처기업 투자를 담당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사업 추진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한 뒤에 2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한다는 생각이다.
영원홀딩스는 기업형 벤처 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을 설립해 모기업 비즈니스와 연관된 벤처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영원홀딩스의 1호 펀드 규모는 850억원 수준이다.
영원무역홀딩스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3월 싱가포르에 영원홀딩스 벤처 캐피털(YOH CVC) 설립을 완료했다. 영원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펀드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친환경 소재와 자동화(오토메이션)에 강점이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는 “기존 시장에 지배력을 강화하는 노력뿐만 아니라 CVC로 미래 비즈니스 기회를 물색해 빠르게 바뀌는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펀드 조성에는 성래은 대표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패션산업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직접 신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
아웃도어업계에서는 성래은 대표가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아웃도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역사가 비교적 짧아 2세 경영인들은 이제까지 전면에 나서기보다 회사 운영에 집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세대 창업주가 활발하게 경영 일선을 누비고 있는 가운데 2세들이 신사업을 통해 성과를 입증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영원무역홀딩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업체인 영원무역과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성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 회사에 합류했다. 2016년부터는 대표직을 맡고 있다. 첫째인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는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고 있다. 셋째인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전무는 노스페이스 등 내수 브랜드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