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 0.25%p 점진적 인상"…추가 빅스텝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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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성장 경로 달라지지 않으면 점진적 인상 바람직"
"인플레 가속화하면 정책 대응 시기와 폭 달라질 것"
"연말 기준금리 2.75~3% 전망은 합리적"
"인플레 가속화하면 정책 대응 시기와 폭 달라질 것"
"연말 기준금리 2.75~3% 전망은 합리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으로 0.50%포인트 인상한 만큼 현재 예상하고 있는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리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보다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5월과 비교해 기준금리는 1.75%에서 0.5%포인트 올랐다.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것으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빅스텝 외에도 세 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한은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번 달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처음으로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2.25%로 복귀한 것은 2014년 10월(2.25%) 이후 7년 8개월 만이다.
빅스텝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그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각 경제주체가 가격과 임금을 서로 올리고, 그 결과 또다시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돼 모두가 피해를 보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없이 고물가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추가로 전기 및 가스요금이 인상돼, 다음 달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통위도 이날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중 상승률도 5월 전망치(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앞으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과 관련해 "중립 금리의 하단 정도에 온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1~2번 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긴축으로 표현하기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추가로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하거나 이와 달리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게 빅스텝 가능성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한 표현인 것 같다"며 "경제가 저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0.25%포인트 인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7%로 가면 빅스텝으로 가는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며 "금통위원들이 외환시장 성장률 등 자료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시장금리 상단으로 전망하고 있는 2.75~3.0%에 대해선 이 총재는 "현재까지의 물가 상승률 등을 봤을 때는 합리적"이라며 "그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예상한다는 것은 고물가 상승률이 고착화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가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 정점에 도달하겠지만, 정점을 찍은 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너지 수입이 한 18% 되는데, 이 중 11%가 유류고 5%가 천연가스인데 천연가스 가격은 올랐고 식료품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정점 후에 급속히 (물가가) 낮아질 가능성보다는 완만하게 떨어져서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당분간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하방 위험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5월 예측했을 때 올해 2.7% 성장하고 내년엔 2.4% 성장을 예상했는데 그것보단 다소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불확실성 요소가 큰 만큼, 2% 밑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조정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 역전과 관련해선 어느 정도 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번 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기준금리는 2년 5개월 만에 역전된다.
그는 "금리 역전 1% 이상 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느냐 문제는 이게 1%P냐 0.75%P냐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금리차가 확대됐을 때 우리만 영향을 받는지, 아니면 전 세계 같이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자본이 빠져나가는 양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97년과 2008년과 많이 비교하는데, 97년은 아시아만 위기에 빠지는 등 상황이 다르다"며 "현재는 우리만 떨어지는 게 아니고 달러 강세로 엔화 유로화 주요 통화는 저희보다 더 빨리 절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5월과 비교해 기준금리는 1.75%에서 0.5%포인트 올랐다.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것으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빅스텝 외에도 세 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한은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이번 달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처음으로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2.25%로 복귀한 것은 2014년 10월(2.25%) 이후 7년 8개월 만이다.
빅스텝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으로부터 그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각 경제주체가 가격과 임금을 서로 올리고, 그 결과 또다시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고물가 상황이 고착돼 모두가 피해를 보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없이 고물가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추가로 전기 및 가스요금이 인상돼, 다음 달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통위도 이날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중 상승률도 5월 전망치(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앞으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 수준과 관련해 "중립 금리의 하단 정도에 온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1~2번 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긴축으로 표현하기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추가로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하거나 이와 달리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게 빅스텝 가능성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한 표현인 것 같다"며 "경제가 저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0.25%포인트 인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화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7%로 가면 빅스텝으로 가는 것이냐는 것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며 "금통위원들이 외환시장 성장률 등 자료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시장금리 상단으로 전망하고 있는 2.75~3.0%에 대해선 이 총재는 "현재까지의 물가 상승률 등을 봤을 때는 합리적"이라며 "그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예상한다는 것은 고물가 상승률이 고착화된다는 가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물가가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 정점에 도달하겠지만, 정점을 찍은 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너지 수입이 한 18% 되는데, 이 중 11%가 유류고 5%가 천연가스인데 천연가스 가격은 올랐고 식료품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정점 후에 급속히 (물가가) 낮아질 가능성보다는 완만하게 떨어져서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당분간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하방 위험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5월 예측했을 때 올해 2.7% 성장하고 내년엔 2.4% 성장을 예상했는데 그것보단 다소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불확실성 요소가 큰 만큼, 2% 밑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조정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 역전과 관련해선 어느 정도 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번 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기준금리는 2년 5개월 만에 역전된다.
그는 "금리 역전 1% 이상 되더라도 감내할 수 있느냐 문제는 이게 1%P냐 0.75%P냐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금리차가 확대됐을 때 우리만 영향을 받는지, 아니면 전 세계 같이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자본이 빠져나가는 양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97년과 2008년과 많이 비교하는데, 97년은 아시아만 위기에 빠지는 등 상황이 다르다"며 "현재는 우리만 떨어지는 게 아니고 달러 강세로 엔화 유로화 주요 통화는 저희보다 더 빨리 절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