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대량 수주로 유동성 위기 해소
올해 4분기부터 양산체제 돌입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카누로부터 전기차 밴 4500대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향후 카누의 배달용 전기 밴을 1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내년 초부터 배달에 활용할 예정이다.
월마트의 배송 전환 정책의 일환이다. 월마트는 지난 1월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사업부인 브라이트드랍으로부터 5000대 분량의 배달용 전기차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가틱과는 2019년부터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카누 주가가 폭등했다. 이날 장중 카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6% 상승한 주당 4.8799달러까지 치솟았다. 고점을 찍은 뒤 매수세가 꺾이며 주당 3.63달러로 마감했다. 고점보다 25% 내려앉았지만 전 거래일보다 53% 상승했다. 2017년 투자은행(IB) 도이치방크 출신 은행원과 BMW 임원이 설립한 카누는 2019년 첫 시험용 전기차 밴을 선보였다. 성장성을 인정받은 카누는 이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활용해 나스닥에 우회상장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션 미션’에 쓰일 전기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던 카누는 이번 계약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 3월 말 카누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억 500만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카누 관계자는 “앞으로 1년을 버틸지 모르겠다”며 “존속기업 지위를 유지할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재정난 시달린 카누는 지난 5월 기존 주주와 요크빌 자문사를 대상으로 3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향후 유동자산이 부족하면 공모주를 발행할 거라고 공언했다. 위기를 넘긴 카누는 올해 4분기부터 전기차 밴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토니 아퀼라 카누 최고경영자(CEO)는 “도심 배송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략적인 강점을 갖게 됐다”며 “기름값이 폭등하며 전기차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