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저금리의 유혹…日빌딩 쇼핑에 年1조엔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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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몰리는 日부동산
엔화 올들어 20% 저렴해져
해외 큰손, 싼값에 구매 가능
투자 수익률 年3% '세계 최고'
대출이자 싸 일본기업도 가세
매물로 나온 '오테마치 플레이스'
3천억엔…골드만·블랙스톤 눈독
엔화 올들어 20% 저렴해져
해외 큰손, 싼값에 구매 가능
투자 수익률 年3% '세계 최고'
대출이자 싸 일본기업도 가세
매물로 나온 '오테마치 플레이스'
3천억엔…골드만·블랙스톤 눈독
일본 부동산 시장에 매년 1조엔 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들어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20%가량 싼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다. 그 덕분에 도쿄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미국 뉴욕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말 차입 비용을 고려한 도쿄의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연율 3%를 넘었다. 뉴욕과 함께 세계 주요 도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영국 런던 수익률은 2%대, 싱가포르와 홍콩은 1% 안팎이었다.
지난 7일 도쿄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 ‘오테마치 플레이스’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에는 골드만삭스와 블랙스톤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자회사 10곳 이상이 참가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 가격은 3000억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거래된 가장 비싼 오피스빌딩은 일본 최대 광고기획사 덴쓰의 도쿄 본사 빌딩이다. 일본 부동산 대기업 휴릭은 지난해 덴쓰 본사 빌딩을 3000억엔(추정가)에 인수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이 완료되면 일본 오피스빌딩 최고가 기록이 바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초저금리와 함께 엔저(低)가 글로벌 투자자금을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가량 떨어지면서 달러 자금을 보유한 해외 투자가들은 그만큼 일본 부동산을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홍콩의 투자회사 가우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가 도쿄와 나고야의 대형 아파트 32채를 한꺼번에 사들였다.
일본의 시중은행들도 부동산 투자시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현재 민간 은행들의 부동산 투자 대출 잔액은 92조엔으로 4년 새 16% 늘었다. 올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대출 규모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이 일본 시장으로 몰려드는 데다 은행들도 안정적인 융자 대상인 부동산 대출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 인상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내년 이후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해외 투자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CBRE가 지난 4~5월 은행과 리스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가장 우려스러운 변수는 금리 상승’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를 넘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금리 상승을 우려한 응답자는 4%에 그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말 차입 비용을 고려한 도쿄의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연율 3%를 넘었다. 뉴욕과 함께 세계 주요 도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영국 런던 수익률은 2%대, 싱가포르와 홍콩은 1% 안팎이었다.
日 오피스빌딩 최고가 경신 ‘눈앞’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에 따르면 2017년 이후 5년간 글로벌 투자자금은 연평균 1조엔 이상의 일본 부동산을 사들였다. 2018년을 제외하면 부동산 매입 규모가 매년 1조엔을 넘었다. 2020년 해외 자금의 일본 부동산 매입액은 1조4000억엔(약 13조4124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약 1조6000억엔)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CBRE는 올해도 해외 부동산 투자자금이 일본 부동산을 1조엔어치 이상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지난 7일 도쿄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 ‘오테마치 플레이스’를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에는 골드만삭스와 블랙스톤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투자회사 10곳 이상이 참가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 가격은 3000억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거래된 가장 비싼 오피스빌딩은 일본 최대 광고기획사 덴쓰의 도쿄 본사 빌딩이다. 일본 부동산 대기업 휴릭은 지난해 덴쓰 본사 빌딩을 3000억엔(추정가)에 인수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매각이 완료되면 일본 오피스빌딩 최고가 기록이 바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초저금리와 함께 엔저(低)가 글로벌 투자자금을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가량 떨어지면서 달러 자금을 보유한 해외 투자가들은 그만큼 일본 부동산을 싼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홍콩의 투자회사 가우캐피털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가 도쿄와 나고야의 대형 아파트 32채를 한꺼번에 사들였다.
투자처 못 찾은 日 자금도 가세
해외뿐 아니라 일본 투자 회사들도 자국 부동산 시장에 가세했다. 오테마치 플레이스의 입찰에는 일본 최대 부동산 회사인 미쓰비시지소와 휴릭 등이 참가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초저금리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진 일본 기업과 투자가들이 대체투자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일본의 시중은행들도 부동산 투자시장을 키우고 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현재 민간 은행들의 부동산 투자 대출 잔액은 92조엔으로 4년 새 16% 늘었다. 올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대출 규모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이 일본 시장으로 몰려드는 데다 은행들도 안정적인 융자 대상인 부동산 대출을 늘릴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 인상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내년 이후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해외 투자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CBRE가 지난 4~5월 은행과 리스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1년간 가장 우려스러운 변수는 금리 상승’이라고 답한 비율이 30%를 넘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금리 상승을 우려한 응답자는 4%에 그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