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 겸 프린스턴대 교수의 아내 김나영 박사는 13일 "전혀 독박육아를 하지 않았다"며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김 박사는 이날 허 교수가 필즈상 수상 강연을 한 고등과학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편이 (독박육아와 관련한 추측에) 굉장히 억울해한다"며 "독박육아와는 거리가 정말 멀고 제가 아는 어떤 남자보다도 가정적이고 아이를 예뻐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남편은 아이 기저귀도 저만큼 많이 갈고, 밤중에 수유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첫째(가 태어났을) 때도 남편은 아기띠를 매고 맨날 세미나를 다녔다"고 덧붙였다.

허준이 아내 "독박육아 아니다…남편, 아기띠 매고 세미나 다녀"
김 박사는 허 교수와 서울대 수리과학부 대학원 석사 동기로 만났다.

허 교수는 2009년 석사 졸업 후 미국 어바나섐페인 일리노이대로 유학했다가 2011년 미시간대로 옮겼고, 김 박사는 서울대 박사과정에 다니며 정수론을 연구했다.

두 사람 모두 2014년에 나란히 박사학위를 받았고 결혼도 그 해에 했다.

김 박사는 2014년에 미국으로 가서 남편과 합류해 프린스턴 소내 고등연구소(IAS)에 적을 두고 2017년까지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두 아들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이런 사정이 외국 언론 등을 통해 국내에 알려지자 온라인 등에서 허 교수의 성공을 위해 김 교수가 연구 활동을 중단하고 독박육아를 감내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김 박사는 "남편은 순수수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실생활에 답답한 면이 있고, 제가 그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실질적인 일을 할 뿐이다"라며 "외국 잡지와 인터뷰에서 제가 워커(worker, 일하는 사람)이고 남편은 싱커(thinker, 생각하는 사람)라고 말한 것이 확대해석된 거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논문을 쓰면 저한테 보여주고, 저는 전공이 다르다 보니까 자세히는 몰라서 앞에 요약본(abstract)만 본다"며 부부간 학문적 교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자녀 교육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많이 논다.

한국에 올 때마다 친구들이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들으면 많이 놀란다"며 "우리 애만 바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한국 애들은 너무 똑똑해서 친구들에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남편의 학문적 성과에 대해서는 "남편이 교수 임용될 때 원서를 넣기 전부터 거의 모든 대학에서 연락이 왔다"며 "남편이 강연할 때 밀물처럼 강연장이 꽉 차고 강의가 끝나면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것들을 보며 남편이 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허 교수에 대한 자랑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