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를 넘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 36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8.13포인트(0.96%) 하락한 30,683.2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11포인트(1.18%) 떨어진 3,773.6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91.33포인트(1.70%) 밀린 11,073.40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소비자 물가 지표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강도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6월 미국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올라, 5월 기록한 8.6%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6월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8%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1981년 이후 가장 높다.

최근 발표된 예상치를 웃돈 고용 지표와 함께 높은 물가 상승세도 지속되면서 연준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장의 92% 수준에서 53%대로 낮아졌다.

반면 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의 7.6%에서 46% 수준까지 올라갔다.

연준은 6월 회의에서 5월 물가 지표가 나온 직후 시장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신호를 주고 곧바로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도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현재 1.5%~1.75%이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경기 침체 우려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이후 15bp(0.15%포인트) 오른 3.20%까지 올랐고, 10년물 국채금리는 6bp(0.06%포인트) 상승한 3.04%를 기록했다.

금리 역전 폭은 더욱 확대됐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델타항공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으나, 순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항공 연료 비용이 2019년 대비 40%가량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은 가이던스(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에너지 비용 급등으로 여행 수요 회복에도 항공업계가 고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델타항공의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로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강화됐으며, 동시에 연준의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앨리의 린지 벨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시장은 6월 물가가 새로운 고점일 것으로 예상해왔다"라며 "이번 수치는 금요일 나온 고용보고서로 인해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시간표를 고수할 것이라던 전망을 확인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MSCI의 앤디 스파크스 포트폴리오 관리 리서치 담당 대표는 CNBC에 "인플레이션 수치와 기업 실적으로 연준의 신뢰성이 수개월 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조치가 과잉조정의 위험, 즉 약세 신호를 보여온 경제를 전면적인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1.86% 떨어졌고, 영국 FTSE지수는 1.15%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1.62% 떨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약보합권에서 거래됐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8% 하락한 배럴당 95.66달러에, 9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46% 밀린 99.03달러를 나타냈다.

뉴욕증시, 소비자물가 급등에 하락 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