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와 협상…대통령 임기 하반기에 순경출신 고위직 20% 달성"
"수사는 전형적인 행정행위…개입 안하지만 전반적 지휘는 받아야"
[일문일답] "경찰·소방·해경 공안직화 추진…2천억원 소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4일 경찰 등의 처우 개선을 위해 경찰·소방·해경 공무원을 공공안전직군(공안직)에 포함해 급여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예산은 2천억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취임 두 달을 맞은 이상민 장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찰제도개선의 일환으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경찰 지휘규칙 제정 외에 경찰 공안직화, 복수직급제 도입, 순경 출신 경찰 고위직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 15일 발표할 경찰제도개선 최종안 내용은.
▲ 행안부 내 경찰관련 조직 신설, 경찰·소방 지휘규칙 제정 두 가지를 진행한다.

경찰국 국장은 현직 치안감이 오게 할 것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치안감이 현재 30자리에서 31자리로 늘어나는 것이다.

경찰국에는 인사과, 총괄과, 자치지원과를 두고, 3개과 중 인사과는 100% 현직 경찰로만 충원한다.

경찰국 인원은 15명 정도로, 상당수는 현직 경찰들로 충원하고, 행안부 출신은 많아야 과장 포함 3∼4명 정도 될 것이다.

-- 경찰지원조직의 최종 명칭은.
▲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심플하게 '경찰국'으로 할 생각이다.

실제 업무는 모두 지원업무가 될 것이다.

-- 기존 업무와 어떻게 구분되나.

▲ 'A안'(일반적 지휘, 통제, 감독, 징계, 감찰, 인사, 예산)과 'B안'(인사, 법령 제·개정, 국가경찰위원회 구성·안건 부의·재심의, 자치경찰)이 있는데 우리가 하려는 것은 B안이다.

이것은 개별 법령에 행안 장관이 하도록 돼 있는 것들이다.

야당이나 경찰은 A안을 만드는 것을 전제로 해서 시행령으로 안된다면서 법령 근거를 따지고 있다.

개인적 법 해석으로는 A안을 해도 문제가 없는데, 애초부터 우리가 하려던 것은 B안이지 A안이 아니다.

B안은 경찰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예컨대 인사도 총경 전보권까지는 경찰청장 전권이지만 총경 승진부터는 행안장관의 인사제청 사항이다.

-- 최근 일선 경찰들을 잇따라 만난 것과 관련, 보여주기식 소통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 서로 벽이 있었다, 반발이 있었다, 이런 보도가 나오는데 제가 느끼기엔 소통이 굉장히 잘됐다.

질문에 답변하면 수긍하는 것 같더라. 왜 진작 이런 설명을 안했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 직협 임원들은 충분히 설명을 했는데도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10월 전체 협의회 선거 때문에 선명성 경쟁을 하려는 게 이해는 되지만 그런 부분이 답답하다.

-- 대통령-장관-경찰로 이어지는 수직체계를 더 공고히 하는 것은 아닌가.

▲ 예전 내무부 시절처럼 행안부 국에 예속되는 것 아닌가 우려하는 것 같다.

경찰국이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하면 경찰들이 가만 있겠나.

그 국의 인원으로 14만 경찰을 어떻게 관리하나.

말도 안되는 프레임이다.

대통령이 너무 가깝게 권력을 직할로 운영하면 반드시 부패하게 돼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경찰은 군대와 마찬가지로 공권력을 집행하는데, 전 세계 문명국가 어디에서도 이런 집단이 중앙 부처의 지휘를 받지 않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경찰의 '독립'은 말이 안 되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중립'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행안부 장관과 연결돼야 한다.

-- 수사 '중립'을 담보할 방안이 있나.

▲ 수사에 대해 관여할 방법 자체가 없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의 자질 문제이지, 시스템 상으로는 전혀 수사에 관여할 여지가 없다.

행안부 안에 경찰 조직이 생긴다고 해도 수사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고 지휘규칙에도 수사에 관한 언급은 다 뺐다.

다만 전반적인 수사 지휘는 받는다.

예컨대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 또는 경찰 고위직 관련 사건이 있는데 경찰이 수사를 안한다, 그럼 '수사 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사는 전형적인 행정 행위이고, 독립적인 행정 행위는 있을 수 없다.

-- 경찰에 대한 인사, 징계권 강화가 곧 권력 눈치보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 경찰 최고위직은 현재 자체적으로 징계가 불가능한데 일부 최상 계층에 대해 외부에서 징계할 권한을 갖도록 법률을 개정하자는 거다.

인사는 예전엔 청와대에서 직접 다했다.

여기에 수없이 많은 유력 정치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런저런 민원하고 청와대에 직접 줄대고 한다.

경찰이 잘하는 것만 가지고는 승진이 어려우니까 여기저기에 줄대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청와대가 직접 인사하고 경찰을 장악해왔다.

그런 방식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많겠나, 시스템을 통해 하는 것이 더 많겠나, 그건 상식의 문제다.

윤 대통령 이전에는 그런 권력을 아무도 놓은 적이 없다.

시스템을 통하면 외부에서 관여를 못한다.

-- 경찰 고위직 인사시 면담 계속할 생각인가.

▲ 총경 이상은 신임 청장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많이 들을 거다.

하지만 장관에게 제청권을 준 나름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청장에게 모두 인사권을 주면 큰 문제가 된다.

청장의 추천권을 최대한 존중하되 적정한 균형인사를 하는 것이다.

치안정감 인사할 때 승진할만한 분들을 추려서 만나봤는데 정말 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세평이 진짜 다양하다.

누구는 좋게, 누구는 안좋게 극단적인 경우도 많다.

세평만 가지고 인사하기에는 치안정감 자리가 너무 크고 중요해서 직접 만나본 것이다.

-- 치안감 대상자도 만나나.

▲ 총경 대상은 몇백명이어서 안될 거고 치안감은 30명이니 인사 수요 있을 때 만나 뵙는 게 맞다.

중요 보직 인사를 할 때는 꼭 만나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제복 입은 영웅들이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 구상 있나.

▲ 대통령이 경찰·해경·소방을 모두 공안직화 하려고 한다.

세 직군을 합쳐서 예산은 2천억원 정도 들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 전체 예산으로 보면 2천억원이 크지는 않아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 경찰제도개선 방안에 담길 경찰 지원책은.
▲ 경찰 공안직화, 복수직급제, 경무관 이상 고위직 20% 순경으로 확충 등을 추진하겠다.

이런 업무는 신설될 경찰국 15명 인원으로 할 수는 없고, 기존 행안부 조직국에 연구 검토를 시키려고 한다.

공안직화는 결국 급여가 올라가는 것인데 행안부 예산 기획관이 기재부와 협상하도록 할 계획이다.

순경 출신 고위직 확대는 현재 경찰대 출신이 경찰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인사 시스템을 개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혁신은 외부, 특히 행안부에서 안을 내서 추진하지 않으면 하기 힘들다.

대통령 임기 하반기에는 순경 고위직 2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작은 정부'를 기조로 내건 윤석열 정부에서 경찰 수사 인력 확충이 가능한가.

▲ 수시직제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서 수사인력 부족분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한다.

다만 경찰도 노력해야 한다.

전체 경찰인력의 20%에 해당하는 수사인력을 늘리기 위해 나머지 80%는 긴축으로 운영해야 한다.

-- 출범 1주년을 맞은 자치경찰제를 실질화할 방안은.
▲ 지금은 무늬만 자치경찰이고, 국가경찰이랑 혼재된 상태인데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자치경찰 이원화다.

우선 세종시, 제주시, 강원도 등 자치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자치경찰 이원화를 해보려고 한다.

반응이 좋으면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인데, 자리를 잡으려면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