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 / 사진=SBS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 / 사진=SBS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11시 30분경 구급대원 2명을 폭행했다.

당시 구급대원은 술 취한 남성이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용인시 기흥구 한 골목길에 출동해 취객을 상대로 응급조치하고 있었다.

당시 도로 맞은편에 있던 A 씨는 응급조치 현장에 다가가더니 구급대원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이후 A 씨는 말리는 다른 구급대원까지 폭행하고 욕설했으며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술에 취한 상태였던 A 씨는 인적 사항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내 직업은 부자"라고 답했다고 전해졌으며, 폭행당한 구급대원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구급대원 B 씨는 SBS와 인터뷰에서 "A 씨가 저희한테 욕을 하는지 인지를 못 하고 있다가 계속해서 'XXXX야 이리로 와 봐' 하시길래 저희가 '욕하지 마세요,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급대원 C 씨는 "A 씨에게 직업이 어떻게 되냐고 그러니까 그분이 '내 직업은 부자야' 이렇게 말씀하더라"며 "그 말이 너무 명확하게 들리고 지금도 잊히지 않고 부자라서 저렇게 하는 건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헬스장을 여러 곳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SBS를 통해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면 대원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특별사법경찰은 A 씨를 폭행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등 소방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