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아파트 43억에 팔렸다"…'빅스텝' 아랑곳 않는 현금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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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강남 가리지 않고 고가주택 고공행진
"고가주택 수요자, 금리·대출 영향권 밖"
"고가주택 수요자, 금리·대출 영향권 밖"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 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서도 강남, 비강남을 가리지 않고 일부 고가 주택들의 신고가 기록이 나오고 있다. 고가 아파트는 보통 15억원을 넘겨 대출 을 끼지 않고 사야하다보니 현금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부에 상관없이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거래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는 지난달 24일 43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37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약 10개월 만에 6억3000만원 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원동에 있는 ‘훼미리’ 전용 84㎡도 지난달 2일 24억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5월 마지막 거래(18억7500만원) 이후 5억2500만원 올랐다. 이 역시 신고가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개나리래미안’ 전용 114㎡도 지난달 14일 3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작년 9월 거래된 29억9000만원보다 3억6000만원 올랐다. 삼성동에 있는 ‘포스코더샵’ 전용 160㎡도 지난달 28일 30억원에 거래됐다. 2년 5개월 만에 7억원이 급등했다.
비강남권 고가주택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1’ 전용 244㎡는 지난달 25일 44억3000만원에 거래돼 작년 9월 팔린 38억6000만원보다 5억7000만원 뛰었고,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전용 134㎡도 지난달 16일 18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1억3500만원 상승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 전용 134㎡는 지난달 20일 27억7000만원에 거래돼 1년 만에 2억8000만원 뛰었고,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94㎡도 지난달 24일 20억1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보다 7500만원 오르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들 주택은 고가 주택 기준인 15억원을 훨씬 웃돈다. 기준이 15억원인 이유는 정부가 2019년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을 넘어가는 주택에 대해 대출을 내주지 않아서다. 이미 대출 기준을 한참 넘는 주택이다 보니 금리와 상관없이 신고가가 나오고 있단 설명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강남권에 있는 괜찮은 단지들은 이미 15억원을 크게 웃돌면서 대출 규제나 금리 영향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이 가끔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촌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금에 여유가 있는 수요자이기 때문에 ‘집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판단되면 매수한다”고 했다.
일부 고가 주택에선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은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울 것"이라며 "관망세가 더 짙어지는 가운데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부진한 시장 속에서 수요자 간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가격이 하락하면 더 좋은 매물을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잡겠지만, 대출이 불가피한 수요자들은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워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각 지역 대장주나 상급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연 2.25%로 높였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과 5월 금통위에 이어 이날 열린 7월 금통위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 역시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첫 ‘빅 스텝’을 밟으며 금리를 전례 없는 속도로 올린 이유는 지난달 6%에 달해 외환 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국내 물가는 지난 3월 4%대에 진입하고 5월 5%를 넘어선 뒤 한 달 만에 6%대로 가파르게 뛰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8월, 10월, 11월 세 차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은이 남은 세 번 금통위가 열릴 때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말에 금리를 연 3%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78㎡는 지난달 24일 43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37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약 10개월 만에 6억3000만원 뛰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잠원동에 있는 ‘훼미리’ 전용 84㎡도 지난달 2일 24억원에 팔렸는데, 지난해 5월 마지막 거래(18억7500만원) 이후 5억2500만원 올랐다. 이 역시 신고가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개나리래미안’ 전용 114㎡도 지난달 14일 3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작년 9월 거래된 29억9000만원보다 3억6000만원 올랐다. 삼성동에 있는 ‘포스코더샵’ 전용 160㎡도 지난달 28일 30억원에 거래됐다. 2년 5개월 만에 7억원이 급등했다.
비강남권 고가주택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1’ 전용 244㎡는 지난달 25일 44억3000만원에 거래돼 작년 9월 팔린 38억6000만원보다 5억7000만원 뛰었고,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전용 134㎡도 지난달 16일 18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1억3500만원 상승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 전용 134㎡는 지난달 20일 27억7000만원에 거래돼 1년 만에 2억8000만원 뛰었고,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94㎡도 지난달 24일 20억1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보다 7500만원 오르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들 주택은 고가 주택 기준인 15억원을 훨씬 웃돈다. 기준이 15억원인 이유는 정부가 2019년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을 넘어가는 주택에 대해 대출을 내주지 않아서다. 이미 대출 기준을 한참 넘는 주택이다 보니 금리와 상관없이 신고가가 나오고 있단 설명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강남권에 있는 괜찮은 단지들은 이미 15억원을 크게 웃돌면서 대출 규제나 금리 영향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그럼에도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이 가끔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촌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금에 여유가 있는 수요자이기 때문에 ‘집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판단되면 매수한다”고 했다.
일부 고가 주택에선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은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울 것"이라며 "관망세가 더 짙어지는 가운데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부진한 시장 속에서 수요자 간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가격이 하락하면 더 좋은 매물을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잡겠지만, 대출이 불가피한 수요자들은 주택을 매수하기 어려워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며 "각 지역 대장주나 상급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 연 2.25%로 높였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과 5월 금통위에 이어 이날 열린 7월 금통위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 역시 한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이 첫 ‘빅 스텝’을 밟으며 금리를 전례 없는 속도로 올린 이유는 지난달 6%에 달해 외환 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국내 물가는 지난 3월 4%대에 진입하고 5월 5%를 넘어선 뒤 한 달 만에 6%대로 가파르게 뛰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8월, 10월, 11월 세 차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은이 남은 세 번 금통위가 열릴 때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말에 금리를 연 3%로 끌어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