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바이오 이후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사내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 최종 채택된 아이디어는 실제 사업화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신사업 공모를 알렸다. 회사 측은 “임직원이 직접 신사업을 기획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집단 지성을 통해 신사업을 기획하는 새로운 도전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종 아이디어 채택 시 성과 인센티브를 1인당 2000만원으로 걸었다. 또 신사업을 진행할 경우 프로젝트 리더 역할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모집 분야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대체불가능토큰(NFT) △디지털 헬스 △구독 서비스 △로봇·펫 △에너지·환경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과 TV, 반도체 등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메타버스와 디지털 헬스, 구독 서비스 등 부문에선 삼성전자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해 ‘삼성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노트북과 다른 주변 기기까지 같이 살 수밖에 없는 ‘록인(Lock-in) 효과’를 겨냥해서다.

구독 서비스도 애플, LG전자 등 다른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TV와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구독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단순 제조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는 만큼 투자비용 대비 수익률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와 환경 부문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물과 전력 소비량이 천문학적인 만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