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인플레·침체 걱정↓…'바닥론' 또다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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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는 오랜만에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2.15% 올랐고 S&P500 지수는 1.92%, 나스닥은 1.79% 상승했습니다.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면서도, 미 중앙은행(Fed)의 100bp 인상 등 공격적 긴축을 부르지는 않을 것 정도로 '적당한' 수준으로 나온 덕분입니다. 또 씨티그룹이 시장 예상을 훨씬 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것도 미국 경제와 어닝 시즌에 대한 걱정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① 물가, 경기 걱정 덜어준 경제 지표 아침 8시 30분 발표된 6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좋은 수치입니다. 5월(-0.1%)뿐 아니라 월가 예상(0.9% 증가)을 상회했습니다. 13개 소매 카테고리 중 9개 카테고리가 지난달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가격이 급등한 휘발유 소비가 3.6%로 가장 많이 늘었지만, 가구(1.4%)와 온라인 소매(2.2%)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고 외식은 1% 증가했습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소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5월 수치도 -0.3%에서 -0.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전날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또 다른 75bp 인상을 지지한다"라면서도 "기본 생각은 7월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7월 회의 전에 소매판매 및 주택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 발표가 있는데, 그 데이터가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나온다면 수요가 물가를 낮출 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는다는 것인 만큼 7월에 더 큰 인상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소매 판매가 예상을 소폭 상회하자 우려도 나왔습니다. 소매판매는 미국 소비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요인이니까요. 하지만 소매판매 수치는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여러 가지 경제 지표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하지 않는 수치의 하나입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1.3% 상승한 것으로 나왔죠.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소매판매는 0.3%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월러 이사를 자극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 판매가 1.0% 증가했지만 보이는 것만큼 좋지는 않다”라며 "물가 급등을 고려하면 6월 실질 소비는 대체로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소매판매는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으며, 이달 말 Fed의 75bp 인상에 대한 예상을 바꿀만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시간 발표된 6월 수입물가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10.7%,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쳐 예상(11.4%, 0.7%)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강세가 수입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또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대변하는 7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1.1로 전달(-1.2)보다 대폭 개선됐습니다. 월가 예상(-2)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합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 중반의 오름세로 강하게 출발했습니다. 출발은 좋았지만, 오름폭은 금세 줄었습니다.
그리고 30분 뒤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잠정치)가 발표됐습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전달 역사적 최저치인 50에서 51.1로 반등했습니다. 또 월가 예상(50.0)보다 개선됐습니다. 지난 한 달간 미국의 휘발유가 하락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한 소비자 장기(5~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잠정치)가 2.8%로 지난달 3.1%에서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또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도 5.2%로 지난달(5.3%)보다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Fed는 지난달 15일 6월 FOMC에서 갑자기 예상(50bp)을 넘는 기준금리 75bp를 인상했었습니다. 회의 닷새 전 발표된 미시간대의 6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3.0%에서 3.3%로 높아진 게 상당한 영향을 줬지요.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수치에 대해 "상당히 눈길을 끌었다'(quite eye-catching)"라면서 중앙은행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묶어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 수치는 지난달 말 3.1%로 다시 하향 수정됐었습니다. 그리고 이달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지요. ING는 "가계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전"이라며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더 높은 임금을 통한 2차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고, Fed가 할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 발표되자 주요 지수는 폭등했습니다. 그리고 강한 상승세는 끝까지 유지됐습니다. 다만 이날 나온 지표는 전월과 마찬가지로 잠정치입니다. 확정치는 월말에 다시 발표됩니다. 게다가 미시간대 조사는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기반합니다. 일부에선 Fed가 의존하기에는 조사 대상이 적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6월 산업생산은 실망스러웠습니다. 6월 생산량은 0.2% 하락(예상 +0.1%)했습니다. 다만 제조업 둔화는 모두가 예상하는 것입니다.
② 낮아진 100bp 인상 가능성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한 데다, 수입물가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Fed가 7월 26~27일 FOMC에서 100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은 후퇴했습니다.
"100bp 인상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너무 극적으로 움직이면 잘 작동하는 다른 많은 것들을 훼손되리라 생각한다"면서 "목표는 경제의 다른 부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75bp를 올리는 것도 정책에서는 큰 움직임"이라며 "우리 은행에 '크게 가자'(Go Big)라는 그룹이 있는데, 나는 오늘 그 그룹에 속해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100bp 인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전날 "75bp 인상에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판단을 FOMC 회의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Fed가 올해 말까지 3.5%가 아닌 3.75~4%를 기준금리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7월에 100bp를 올리는 것이나 75bp를 높이는 건 그다지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올해 나머지 기간에 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7월 75bp- 9월 75bp- 11월 50bp- 12월 25bp 수준 인상을 생각하는 듯합니다. 보스틱 총재는 75bp로 기울었고, 불러드 총재의 입장은 약간 모호해졌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꺾인 덕분에 100bp 인상 베팅은 감소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 워치 시장에서 7월 100bp 인상 베팅은 전날 44.6%에서 이날 30.9%로 떨어졌고, 75bp 인상 베팅은 전날 55.4%에서 이날 69.1%로 높아졌습니다. ③ 씨티가 만든 희망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씨티그룹은 2분기 주당순이익이 2.19달러로 월가 예상 1.68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매출도 196억 달러로 예상 182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씨티의 주가는 이날 13.36%나 폭등했습니다. 전날 JP모건과 모건스탠리가 예상을 밑돈 탓에 급락했다가 더 크게 반등한 것이죠. 사실 씨티도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EPS가 전년 동기에 비해선 27% 줄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이자 수입을 거두고 무역 부문 및 기관 서비스 사업에서 강력한 결과를 얻은 게 월가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같이 실적을 공개한 웰스파고는 EPS 74센트로 예상(80센트)에 못 미쳤고, 매출도 170억 달러로 예상(174억 달러)보다 적었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하면 이익은 48%, 매출은 16% 감소했습니다. 주력인 모기지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탓입니다. 웰스파고는 2분기에 대출이 3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씨티 덕분에 주가는 이날 6.2% 급등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은행 실적은 지금까지는 걱정보다 낫다. 조심하느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기 때문이지 괜찮은 수준"이라며 "은행 실적을 보면 여전히 미국 경제는 괜찮게 돌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맞습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도 “대출 손실이 증가하겠지만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수준에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허리케인이 온다'라고 했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는 매우 좋은 숫자들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는 좋은 상태이고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리 머지않은 미래 환경은 높은 금리 인상을 수반하며 사람들은 약해질 수 있고 연착륙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금리 인상, 양적 긴축, 불안정한 변동성에 따라 다양한 잠재적 결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의 실적에 대해 "월스트리트, 즉 트레이딩 활동이나 투자은행 분야를 제외하면 예금이 증가하고 차입자가 계속해서 부채를 상환하는 등 영업이 잘 이뤄지고 있으므로 은행 실적이 추정치에 부합하지 않았어도 끔찍하지는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JP모건의 주가도 4.58% 뛰면서 실적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경제 지표가 괜찮게 나오고 은행 실적도 선방 수준으로 평가되자 또다시 바닥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어닝은 두려워하던 것보다 낫고 투자자들의 경기 침체 걱정은 과도했다. 주식 밸류에이션이 더 둔화하는 경기를 반영해 다소 조정되었다"라면서 "지난 2011년과 2016년 초에 꽤 강하게 경기 침체를 부르짖는 캠프가 있었지만 잘못된 경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11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S&P500 지수가 오후 장에 오전보다 더 높게 상승해 마감했다는 걸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지금 주식은 한 달 전과 다른 위치에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① 소매판매 수치를 보면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깨지지는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② 지난 몇 달간 원자재가 치솟고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했으며 기준금리가 계속 올랐다. 하지만 지금 휘발유와 원자재 가격,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 등은 추세가 뒤집혔고(roll over) 안정화되고 있다. 그래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CPI)가 나올 때마다 주식이 점점 이를 잘 소화하고 있다. 이는 좋은 소식이다.
③ 이는 Fed가 신속하게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하게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써 어제오늘 (Fed 인사들로부터) 그런 발언들을 들었다. 이는 이제 시장이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1980년대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긴축을 중단하기 3개월 전에 주식 시장은 바닥을 쳤다. 그런 때가 다가오고 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시장이 불안정한 곳에서 전환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매도세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면서 기업의 주가는 이제 예상 수익과 더 밀접해졌고, 많은 투자자는 이미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 바닥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향후 기업 이익을 좋게 보는가, 아니냐에 달려 있다. 어제는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익의 증가를 예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상승하는 날 거래량은 여전히 적은 상황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매수세가 그리 강하게 뒤따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한 달째 3760~3900의 거래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최고치에서 20% 낮은 임곗값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는 뜻입니다.
바클레이즈는 "2분기 어닝 시즌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역풍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높은 물가가 기업 이익을 잠식할 것이라는 겁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몇 개 분기 동안 기업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재고를 바탕으로 상품을 제조해 현금이 풍부한 소비자에게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과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가 현금을 빠르게 불태우고 있고, 기업 마진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나쁜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은 훨씬 더 하락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많은 사람은 (예상보다 나은) 나쁜 2분기 EPS가 주식의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소식이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동안 기다려온 항복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얕은 경기 침체, 그리고 얕은 침체가 인플레이션을 죽일 것이며 Fed는 다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완화 전환)이란 컨센서스에는 위험이 있다"라며 "실질 금리는 지금도 너무나 낮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국의 실질 금리는 -6.7%에 달합니다. 그는 달러의 폭등세는 1998년, 2008년, 2020년과 같은 크레딧 이벤트(대형 부도 사태)를 예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유가는 다시 상승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81달러(1.89%) 오른 배럴당 97.5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증산에 대한 공개적 발표 없이 중동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것입니다. 다만 사우디는 증산을 위해 OPEC 플러스 회원국들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PEC 플러스를 이끄는 사우디가 증산하려면 회원국 콘센서스가 필요합니다. OPEC 플러스의 다음 회의는 오는 8월 3일에 열립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사우디와의 정상 회담 이후 단독 기자회견을 갖고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우디는 그 시급함을 공유하고 있다"라면서 "몇 주 안에 회담이 결실을 볼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는 26~27일 FOMC를 앞두고 Fed의 블랙아웃(침묵) 기간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금리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입니다. 유럽 일본 호주 등 많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회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1일 회의 결과를 내놓습니다. 물가가 8.6%까지 치솟은 만큼 25bp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데, 올린다면 11년 만의 첫인상입니다. 문제는 이날이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1' 공급 재개를 시작하는 날(22일) 하루 전이라는 겁니다. 재개하지 않으면 유럽 경제는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정치 혼란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독일과의 금리 분열(fragmentation)이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어떤 멘트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같은 날 정책회의 결과를 내놓을 일본은행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상한선 0.25%를 유지할지가 관심입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익률 곡선 컨트롤 정책을 수정한다면 엔화 가치가 격렬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대부분 주택과 관련된 지표가 많습니다. 금리 인상의 충격을 가장 빨리 받아 냉각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일부에서는 주택 지표가 괜찮은 것으로 나오면 파월 의장이 WSJ에 연락해 또다시 '100bp가 인상될 것'이란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어닝시즌이 더 중요합니다. 월요일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IBM이 실적을 내놓습니다. 화요일에는 넷플릭스, 수요일 테슬라, 목요일 AT&T 등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 뒤 이익과 매출이 예상을 넘어선 수와 규모가 평균보다 작습니다. 현재 7%의 S&P500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상황에서 60%가 EPS 추정을 넘어섰습니다. 5년 평균 77%보다 낮습니다. 또 기업들의 이익 규모는 추정치를 2% 넘었는데, 이것도 5년 평균 8.8%를 밑돕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2분기 EPS 추정치 증가율은 현재 4.2%입니다. 일주일 전 4.4%보다 낮아졌습니다. 매출 측면에서도 추정을 상회하는 기업은 60%로 5년 평균 69%보다 낮아졌습니다. 상회하는 규모도 0.8%에 불과해 5년 평균 1.8%를 밑돕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면서도, 미 중앙은행(Fed)의 100bp 인상 등 공격적 긴축을 부르지는 않을 것 정도로 '적당한' 수준으로 나온 덕분입니다. 또 씨티그룹이 시장 예상을 훨씬 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것도 미국 경제와 어닝 시즌에 대한 걱정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① 물가, 경기 걱정 덜어준 경제 지표 아침 8시 30분 발표된 6월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월 이후 가장 좋은 수치입니다. 5월(-0.1%)뿐 아니라 월가 예상(0.9% 증가)을 상회했습니다. 13개 소매 카테고리 중 9개 카테고리가 지난달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가격이 급등한 휘발유 소비가 3.6%로 가장 많이 늘었지만, 가구(1.4%)와 온라인 소매(2.2%)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고 외식은 1% 증가했습니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소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5월 수치도 -0.3%에서 -0.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전날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또 다른 75bp 인상을 지지한다"라면서도 "기본 생각은 7월은 들어오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7월 회의 전에 소매판매 및 주택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 발표가 있는데, 그 데이터가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나온다면 수요가 물가를 낮출 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는다는 것인 만큼 7월에 더 큰 인상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소매 판매가 예상을 소폭 상회하자 우려도 나왔습니다. 소매판매는 미국 소비지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요인이니까요. 하지만 소매판매 수치는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여러 가지 경제 지표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하지 않는 수치의 하나입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1.3% 상승한 것으로 나왔죠.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소매판매는 0.3%가량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월러 이사를 자극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월 소매 판매가 1.0% 증가했지만 보이는 것만큼 좋지는 않다”라며 "물가 급등을 고려하면 6월 실질 소비는 대체로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소매판매는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으며, 이달 말 Fed의 75bp 인상에 대한 예상을 바꿀만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시간 발표된 6월 수입물가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10.7%,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쳐 예상(11.4%, 0.7%)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달러 강세가 수입 인플레이션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또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대변하는 7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11.1로 전달(-1.2)보다 대폭 개선됐습니다. 월가 예상(-2)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합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 중반의 오름세로 강하게 출발했습니다. 출발은 좋았지만, 오름폭은 금세 줄었습니다.
그리고 30분 뒤 7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잠정치)가 발표됐습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전달 역사적 최저치인 50에서 51.1로 반등했습니다. 또 월가 예상(50.0)보다 개선됐습니다. 지난 한 달간 미국의 휘발유가 하락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한 소비자 장기(5~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잠정치)가 2.8%로 지난달 3.1%에서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또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도 5.2%로 지난달(5.3%)보다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Fed는 지난달 15일 6월 FOMC에서 갑자기 예상(50bp)을 넘는 기준금리 75bp를 인상했었습니다. 회의 닷새 전 발표된 미시간대의 6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3.0%에서 3.3%로 높아진 게 상당한 영향을 줬지요. 당시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수치에 대해 "상당히 눈길을 끌었다'(quite eye-catching)"라면서 중앙은행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묶어놓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 수치는 지난달 말 3.1%로 다시 하향 수정됐었습니다. 그리고 이달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지요. ING는 "가계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발전"이라며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더 높은 임금을 통한 2차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줄어들 것이고, Fed가 할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 발표되자 주요 지수는 폭등했습니다. 그리고 강한 상승세는 끝까지 유지됐습니다. 다만 이날 나온 지표는 전월과 마찬가지로 잠정치입니다. 확정치는 월말에 다시 발표됩니다. 게다가 미시간대 조사는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기반합니다. 일부에선 Fed가 의존하기에는 조사 대상이 적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6월 산업생산은 실망스러웠습니다. 6월 생산량은 0.2% 하락(예상 +0.1%)했습니다. 다만 제조업 둔화는 모두가 예상하는 것입니다.
② 낮아진 100bp 인상 가능성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한 데다, 수입물가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Fed가 7월 26~27일 FOMC에서 100bp를 올릴 것이란 관측은 후퇴했습니다.
"100bp 인상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너무 극적으로 움직이면 잘 작동하는 다른 많은 것들을 훼손되리라 생각한다"면서 "목표는 경제의 다른 부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물가를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75bp를 올리는 것도 정책에서는 큰 움직임"이라며 "우리 은행에 '크게 가자'(Go Big)라는 그룹이 있는데, 나는 오늘 그 그룹에 속해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100bp 인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전날 "75bp 인상에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판단을 FOMC 회의로 미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Fed가 올해 말까지 3.5%가 아닌 3.75~4%를 기준금리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7월에 100bp를 올리는 것이나 75bp를 높이는 건 그다지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올해 나머지 기간에 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7월 75bp- 9월 75bp- 11월 50bp- 12월 25bp 수준 인상을 생각하는 듯합니다. 보스틱 총재는 75bp로 기울었고, 불러드 총재의 입장은 약간 모호해졌지만 인플레이션 기대가 꺾인 덕분에 100bp 인상 베팅은 감소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 워치 시장에서 7월 100bp 인상 베팅은 전날 44.6%에서 이날 30.9%로 떨어졌고, 75bp 인상 베팅은 전날 55.4%에서 이날 69.1%로 높아졌습니다. ③ 씨티가 만든 희망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씨티그룹은 2분기 주당순이익이 2.19달러로 월가 예상 1.68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매출도 196억 달러로 예상 182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씨티의 주가는 이날 13.36%나 폭등했습니다. 전날 JP모건과 모건스탠리가 예상을 밑돈 탓에 급락했다가 더 크게 반등한 것이죠. 사실 씨티도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EPS가 전년 동기에 비해선 27% 줄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이자 수입을 거두고 무역 부문 및 기관 서비스 사업에서 강력한 결과를 얻은 게 월가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같이 실적을 공개한 웰스파고는 EPS 74센트로 예상(80센트)에 못 미쳤고, 매출도 170억 달러로 예상(174억 달러)보다 적었습니다. 전년 동기에 비교하면 이익은 48%, 매출은 16% 감소했습니다. 주력인 모기지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탓입니다. 웰스파고는 2분기에 대출이 3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씨티 덕분에 주가는 이날 6.2% 급등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은행 실적은 지금까지는 걱정보다 낫다. 조심하느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기 때문이지 괜찮은 수준"이라며 "은행 실적을 보면 여전히 미국 경제는 괜찮게 돌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맞습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도 “대출 손실이 증가하겠지만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수준에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허리케인이 온다'라고 했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는 매우 좋은 숫자들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는 좋은 상태이고 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리 머지않은 미래 환경은 높은 금리 인상을 수반하며 사람들은 약해질 수 있고 연착륙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금리 인상, 양적 긴축, 불안정한 변동성에 따라 다양한 잠재적 결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의 실적에 대해 "월스트리트, 즉 트레이딩 활동이나 투자은행 분야를 제외하면 예금이 증가하고 차입자가 계속해서 부채를 상환하는 등 영업이 잘 이뤄지고 있으므로 은행 실적이 추정치에 부합하지 않았어도 끔찍하지는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JP모건의 주가도 4.58% 뛰면서 실적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경제 지표가 괜찮게 나오고 은행 실적도 선방 수준으로 평가되자 또다시 바닥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 평론가는 "어닝은 두려워하던 것보다 낫고 투자자들의 경기 침체 걱정은 과도했다. 주식 밸류에이션이 더 둔화하는 경기를 반영해 다소 조정되었다"라면서 "지난 2011년과 2016년 초에 꽤 강하게 경기 침체를 부르짖는 캠프가 있었지만 잘못된 경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11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S&P500 지수가 오후 장에 오전보다 더 높게 상승해 마감했다는 걸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지금 주식은 한 달 전과 다른 위치에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세 가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① 소매판매 수치를 보면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깨지지는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② 지난 몇 달간 원자재가 치솟고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했으며 기준금리가 계속 올랐다. 하지만 지금 휘발유와 원자재 가격,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 등은 추세가 뒤집혔고(roll over) 안정화되고 있다. 그래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CPI)가 나올 때마다 주식이 점점 이를 잘 소화하고 있다. 이는 좋은 소식이다.
③ 이는 Fed가 신속하게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좀 더 신중하게 전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써 어제오늘 (Fed 인사들로부터) 그런 발언들을 들었다. 이는 이제 시장이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 1980년대 폴 볼커 전 Fed 의장이 긴축을 중단하기 3개월 전에 주식 시장은 바닥을 쳤다. 그런 때가 다가오고 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시장이 불안정한 곳에서 전환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매도세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면서 기업의 주가는 이제 예상 수익과 더 밀접해졌고, 많은 투자자는 이미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금 바닥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향후 기업 이익을 좋게 보는가, 아니냐에 달려 있다. 어제는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이익의 증가를 예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상승하는 날 거래량은 여전히 적은 상황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매수세가 그리 강하게 뒤따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한 달째 3760~3900의 거래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최고치에서 20% 낮은 임곗값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는 뜻입니다.
바클레이즈는 "2분기 어닝 시즌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역풍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높은 물가가 기업 이익을 잠식할 것이라는 겁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몇 개 분기 동안 기업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재고를 바탕으로 상품을 제조해 현금이 풍부한 소비자에게 판매함으로써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과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가 현금을 빠르게 불태우고 있고, 기업 마진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나쁜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은 훨씬 더 하락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많은 사람은 (예상보다 나은) 나쁜 2분기 EPS가 주식의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쁜 소식이 나쁜 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면 그동안 기다려온 항복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얕은 경기 침체, 그리고 얕은 침체가 인플레이션을 죽일 것이며 Fed는 다시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완화 전환)이란 컨센서스에는 위험이 있다"라며 "실질 금리는 지금도 너무나 낮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국의 실질 금리는 -6.7%에 달합니다. 그는 달러의 폭등세는 1998년, 2008년, 2020년과 같은 크레딧 이벤트(대형 부도 사태)를 예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유가는 다시 상승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81달러(1.89%) 오른 배럴당 97.5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증산에 대한 공개적 발표 없이 중동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것입니다. 다만 사우디는 증산을 위해 OPEC 플러스 회원국들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PEC 플러스를 이끄는 사우디가 증산하려면 회원국 콘센서스가 필요합니다. OPEC 플러스의 다음 회의는 오는 8월 3일에 열립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사우디와의 정상 회담 이후 단독 기자회견을 갖고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우디는 그 시급함을 공유하고 있다"라면서 "몇 주 안에 회담이 결실을 볼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는 26~27일 FOMC를 앞두고 Fed의 블랙아웃(침묵) 기간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금리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입니다. 유럽 일본 호주 등 많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회의를 하기 때문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1일 회의 결과를 내놓습니다. 물가가 8.6%까지 치솟은 만큼 25bp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데, 올린다면 11년 만의 첫인상입니다. 문제는 이날이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1' 공급 재개를 시작하는 날(22일) 하루 전이라는 겁니다. 재개하지 않으면 유럽 경제는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정치 혼란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독일과의 금리 분열(fragmentation)이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어떤 멘트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같은 날 정책회의 결과를 내놓을 일본은행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 상한선 0.25%를 유지할지가 관심입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익률 곡선 컨트롤 정책을 수정한다면 엔화 가치가 격렬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음 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는 대부분 주택과 관련된 지표가 많습니다. 금리 인상의 충격을 가장 빨리 받아 냉각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일부에서는 주택 지표가 괜찮은 것으로 나오면 파월 의장이 WSJ에 연락해 또다시 '100bp가 인상될 것'이란 기사가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어닝시즌이 더 중요합니다. 월요일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IBM이 실적을 내놓습니다. 화요일에는 넷플릭스, 수요일 테슬라, 목요일 AT&T 등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 뒤 이익과 매출이 예상을 넘어선 수와 규모가 평균보다 작습니다. 현재 7%의 S&P500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상황에서 60%가 EPS 추정을 넘어섰습니다. 5년 평균 77%보다 낮습니다. 또 기업들의 이익 규모는 추정치를 2% 넘었는데, 이것도 5년 평균 8.8%를 밑돕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2분기 EPS 추정치 증가율은 현재 4.2%입니다. 일주일 전 4.4%보다 낮아졌습니다. 매출 측면에서도 추정을 상회하는 기업은 60%로 5년 평균 69%보다 낮아졌습니다. 상회하는 규모도 0.8%에 불과해 5년 평균 1.8%를 밑돕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