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건물 계단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건물 계단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하대 캠퍼스에서 여대생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동급생이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거인멸의 시도가 있었는지 조사에 나섰다.

16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강간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된 인하대 1학년생 A씨가 범죄 사실에 대해 대부분 인정했다. A씨는 전날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한 건물에서 동급생인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전날 오전 3시49분께 인하대 캠퍼스에서 쓰러진 상태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B씨는 옷이 벗겨져 있었고 머리와 귀, 입에서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후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5층짜리 학교 건물에서 성폭행당한 B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A씨의 휴대전화와 B씨의 상의가 발견됐다.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당일 오전 1시30분께 A씨가 B씨를 부축한 채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가 확인되자 경찰은 A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지만, B씨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바지와 속옷은 교내 다른 장소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경찰은 B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한 A씨가 B씨를 창문을 통해 밀어 떨어뜨렸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경황이 없었던 듯 사건 현장에 휴대전화를 놓고 갔다"며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가족들의 충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 등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