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비 경쟁도 주목…세계 최고 '아이오닉 6' 다음은
현대차의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6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소비효율(전비)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비 경쟁도 눈길을 끈다.

전비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고를 때 핵심적인 선택 기준인 '연료소비효율'(연비)과 같은 개념이다.

전비가 좋으면 자연스레 많은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다.

속속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는 업체들이 전비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기차 전비 경쟁도 주목…세계 최고 '아이오닉 6' 다음은
◇ 테슬라 제친 아이오닉 6…벤츠·BMW 신형 전기차는 4.0㎞/kWh 전후

현대차는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아이오닉 6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이 차량 '스탠더드 2WD(후륜구동)' 모델의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전비가 6.2㎞/kWh라고 밝혔다.

아이오닉 6 '롱레인지 2WD'도 전비가 6.0㎞/kWh에 달한다.

17일 각 완성차 업체 홈페이지의 전기차 제원 정보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용 전기차 가운데 아이오닉 6의 전비를 따라갈 모델은 없다.

아이오닉 6가 오는 9월 출시되면 최고 효율을 지닌 모델 자리를 차지하는 셈이다.

아이오닉 6에 이어 전비가 좋은 차량은 테슬라의 '모델3 스탠더드 RWD'다.

테슬라 홈페이지에는 이 차량의 전비가 5.7㎞/kWh로 기재돼 있다.

테슬라의 '모델3 롱레인지 AWD(4륜구동)'와 기아 'EV6 스탠더드 2WD'가 5.6㎞/kWh로 그다음이다.

이어 쉐보레의 볼트 EUV의 전비가 5.5㎞/kWh다.

그동안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름잡았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최근 내놓은 신형 전기차들은 전비 경쟁력에서는 아직 뒤처져 있다.

벤츠 EQA와 EQS의 복합전비는 각각 4.0㎞/kWh, 3.8㎞/kWh다.

BMW의 경우 i4가 4.6㎞/kWh, iX3가 4.1㎞/kWh, iX가 3.6㎞/kWh 등으로 4.0㎞/kWh 전후의 전비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전비 경쟁도 주목…세계 최고 '아이오닉 6' 다음은
◇ 같은 배터리로 효율 높이려 개발부터 전비 신경 쓰는 업체들

여전히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은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다.

다만 최근 배터리 업체들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유사한 배터리를 활용해 얼마나 높은 효율을 뽑아내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전비가 주목받고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긴 주행거리를 달성하려면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차량을 개발할 때 무게와 크기, 주행성능, 가격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같은 용량으로 더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전비의 개념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 단계부터 최적화된 설계를 진행하고 시스템 열 관리, 모터 등 구동 계통의 최적 제어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전비 경쟁도 주목…세계 최고 '아이오닉 6' 다음은
현대차는 아이오닉 6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비를 달성한 비결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배터리와 동력 시스템의 최적 제어, 열 관리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 유선형 디자인 등을 들었다.

특히 바람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을 바탕으로 리어 스포일러(차량 뒤쪽 날개),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커튼, 휠 갭 리듀서, 박리 트랩 등 다양한 첨단 공력(물체와 기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 성능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현대차 모델 가운데 가장 낮은 0.21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기저항계수를 0.01 낮추면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을 1.1kWh 증대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주요 전기차의 1kWh당 평균 주행거리로 환산하면 약 5.4㎞를 더 주행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오닉 6를 기준으로 하면 6.7㎞를 더 달릴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에너지 마켓 리서치 기업인 블룸버그 NEF 조사에 따른 리튬이온 배터리 1kWh당 가격 150달러를 적용할 경우 공기저항계수가 0.01 낮아지면 20만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비용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무한정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없는 만큼 단순히 용량이 크고 최대 주행거리가 긴 차보다는 용도와 운전자의 성향을 고려해 높은 효율을 지닌 차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행거리 확장을 위해서는 높은 성능의 배터리 탑재가 우선이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된 배터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