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로봇이 움직이자 작업 생산성 55% 늘었다 [박종관의 유통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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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3시 경기 군포 부곡동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센터 2층 스마트층에는 로봇청소기처럼 생긴 고정노선 운송로봇(AGV)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냉장고보다 더 큰 선반을 로봇이 들고 요리조리 길을 찾아 이동했다. 7000㎡ 규모의 드넓은 물류센터에서 사람을 찾아보긴 쉽지 않았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물류 전 과정을 자동화한 미래형 첨단 물류센터의 모습이다.
이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다. 이곳에선 사람이 움직이는 일이 많지 않다. 126대의 로봇이 물류센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화면에 들어온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필요한 상품을 클릭하면 AGV가 상품이 담긴 선반을 들고 작업자에게 다가온다. 작업자가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 택배 상자에 담은 뒤 다시 선반이 담기만 하면 로봇이 다음 작업 과정으로 이를 들고 나른다.
물류업계에선 이처럼 작업자에게 상품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GTP(Goods to Person) 방식이라고 부른다. 작업자가 직접 상품을 가지러 가야 하는 PTG(Person to Goods)에 비해 작업자의 업무 강도가 낮고, 작업 속도가 빠르다. GTP 방식이 적용된 센터 2층 스마트층 작업자 한 명의 시간당 생산량은 23.8박스로 일반층 작업자 생산량(15.4박스)에 비해 54.5% 많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센터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 과정을 가상의 물류센터에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의 동선과 적재물의 위치 등을 최적화하고 있다.
조주형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장은 "군포 물류센터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내년 가동 예정인 용인 남사 물류센터 등 전국 물류센터에 보다 고도화된 스마트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한 뒤 배송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기존 택배 방식은 택배 기사가 판매업체에 가서 상품을 가져오는 1차 간선 이동이 필요하지만 상품 재고를 물류센터에서 보관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해 배송 시간을 줄인다. 밤 12시 전에 주문이 들어온 상품은 다음날 바로 소비자에게 보낼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5300억원 규모에서 올해 2조3200억원 규모로 51.6%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손잡고 풀필먼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CJ그룹과 네이버는 2020년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하며 '혈맹'을 맺고, 쿠팡 등 신흥 유통 강자에 맞서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협업은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배송 역량을 갖췄고,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수십만 개의 판매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3자물류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쿠팡과 컬리 등에 대항하기 위해 양사의 동맹 관계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사람 대신 로봇이 궂은일 도맡아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1930년 조선미곡창고로 시작해 92년간 쌓아온 CJ대한통운의 물류 노하우를 총동원해 만든 미래형 첨단 물류센터다.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해 e커머스(전자상거래)에 최적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고객사의 상품 재고관리와 포장, 검수, 배송 등 주문 이후 물류 전 과정을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다.이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다. 이곳에선 사람이 움직이는 일이 많지 않다. 126대의 로봇이 물류센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의 역할을 대신한다. 예를 들어 작업자가 화면에 들어온 주문 내역을 확인하고 필요한 상품을 클릭하면 AGV가 상품이 담긴 선반을 들고 작업자에게 다가온다. 작업자가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 택배 상자에 담은 뒤 다시 선반이 담기만 하면 로봇이 다음 작업 과정으로 이를 들고 나른다.
물류업계에선 이처럼 작업자에게 상품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GTP(Goods to Person) 방식이라고 부른다. 작업자가 직접 상품을 가지러 가야 하는 PTG(Person to Goods)에 비해 작업자의 업무 강도가 낮고, 작업 속도가 빠르다. GTP 방식이 적용된 센터 2층 스마트층 작업자 한 명의 시간당 생산량은 23.8박스로 일반층 작업자 생산량(15.4박스)에 비해 54.5% 많다.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센터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 과정을 가상의 물류센터에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봇의 동선과 적재물의 위치 등을 최적화하고 있다.
조주형 군포 스마트풀필먼트센터장은 "군포 물류센터를 테스트베드로 삼아 내년 가동 예정인 용인 남사 물류센터 등 전국 물류센터에 보다 고도화된 스마트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된 풀필먼트 서비스
풀필먼트 서비스는 CJ대한통운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존 택배 서비스 대신 풀필먼트 서비스를 찾는 e커머스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서다.풀필먼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상품을 주문한 뒤 배송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기존 택배 방식은 택배 기사가 판매업체에 가서 상품을 가져오는 1차 간선 이동이 필요하지만 상품 재고를 물류센터에서 보관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이 같은 과정을 생략해 배송 시간을 줄인다. 밤 12시 전에 주문이 들어온 상품은 다음날 바로 소비자에게 보낼 수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5300억원 규모에서 올해 2조3200억원 규모로 51.6%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와 손잡고 풀필먼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CJ그룹과 네이버는 2020년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하며 '혈맹'을 맺고, 쿠팡 등 신흥 유통 강자에 맞서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협업은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배송 역량을 갖췄고,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수십만 개의 판매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3자물류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쿠팡과 컬리 등에 대항하기 위해 양사의 동맹 관계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