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변론·스타트업 자문…공익활동 공들이는 로펌들
‘취약계층 무료 변론, 스타트업 법률 자문 제공, 동물보호단체 지원….’ 국내 로펌들이 공익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펌도 기업인 만큼 사회적 책임에 힘써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영향이다. 공익 활동 범위도 취약계층 지원에서 동물 보호까지 다양화하고 있다.

17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율촌과 공익법인 온율은 최근 사단법인 사회연대은행(함께만드는세상)과 사회적기업가 육성 및 금융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회연대은행은 제도 금융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금융 및 경제 지원을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율촌과 온율은 협약을 통해 사회연대은행의 지원을 받는 창업 사회적기업의 법률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법률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과 사회적 경제·취약계층 성장지원사업에 대한 법률 자문·교육도 할 계획이다.

2014년 설립된 온율은 율촌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문적·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공익활동 전담조직이다. 강석훈 율촌 대표변호사는 “따뜻한 법률가의 마음으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로펌이 되겠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은 최근 동물보호단체 헬프애니멀을 ‘비영리조직(NPO) 공익법률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했다. 헬프애니멀은 동천의 법률지원단을 통해 공익법률 서비스를 받게 된다. 업무 범위는 각종 계약과 인허가, 등기, 주무관청 대응 등 행정 및 법률 지원과 소송 지원, NPO 운영회의 참석 시 법률 자문 등이다. 헬프애니멀은 서울 내 유기동물보호센터 5곳을 운영 중이다. 유기견과 유기묘 같은 유기동물 후원과 외상치료 등 의료 지원,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태평양이 2009년 설립한 공익활동 조직인 동천은 이듬해부터 장학사업도 해오고 있다. 매년 태평양 임직원과 후원금을 모아 장학생을 선발하고 1년간 매달 2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법적 도움이 필요한 장학생에게는 법률 지원도 했다. 지난 13년간 태평양과 동천이 후원한 장학생은 439명이다.

법무법인 화우도 재단법인 화우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발달장애인 학교 설립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의 영상삭제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영화사를 대리해 기각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로펌도 기업인 만큼 사회적 책임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공익 활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이전보다 많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