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금융시장에서는 긴축 사이클의 종점을 일시에 반영하려는 듯 단기간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하반기로 들어선 이후에도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로 대변되는 밸류에이션 조정에 이어 재고 부담 속 이익전망 하향 위험에 노출돼 있다. 채권시장도 최종 기준금리 예상값에 대한 불확실성과 양적긴축 과정에서의 수급 불안을 남겨두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되는 과정에서 내외 금리차 조정과 신용 우려로 나타나는 달러 강세도 아직은 마무리 국면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팬데믹이 잉태한 초저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에 기대어 자산 유형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오르던 유동성 파티는 끝났다. 그럼에도 중장기 시계에서 접근한다면 급격하게 진행된 큰 폭의 가격 조정은 의미 있는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장기 국채는 높아진 금리에 의한 인컴수익과 인상 사이클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금리 하락의 자본차익을 함께 고려할 때, 향후 2~3년 보유를 가정한 기대수익률은 불과 몇 개월 이전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위험에 대한 보상이란 측면에서 손쉬운 투자는 존재하기 어렵다. 한 번의 투자로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장기 복리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차원의 현명한 투자 선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최적의 투자 비율을 정의한 미국 수학자 켈리의 공식을 참고하면, 투자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과정에서 장기 수익은 수익 확률이 높을수록 그리고 손실 대비 수익의 크기가 클수록 성과 누적 속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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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진 KB증권 WM스타자문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