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등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에 푸드트럭은 꼭 필요한 시설 중 하나다. 그런데 푸드트럭 사업자들이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면서 지자체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물론이고, 각종 식자재 가격이 올라 운영을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17일 강원 춘천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달 말 개최한 ‘2022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행사장의 푸드트럭 존(5대)에는 2대의 푸드트럭만 자리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푸드트럭 존에 입점할 사업자를 두 차례 공개 모집했지만 푸드트럭 사업자가 줄어 신청이 2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푸드트럭 운영이 위축된 원인으로는 인플레로 인한 비용 증가가 첫손에 꼽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푸드트럭에서 요리할 때 쓰는 LPG(프로판)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이달 ㎏당 2602.4원으로, 전년 동월(2110.07원) 대비 23.3% 올랐다. 지방에서 분식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A씨는 “분식의 경우 불을 오래 사용해야 해서 20㎏짜리 LPG 통을 3일이면 모두 사용한다”며 “작년에는 4만원 중반에 LPG 통을 충전했는데 올해는 5만원 초중반은 줘야 해 부담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준비하고 있던 창업을 미루는 사례도 많다.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37)는 주말을 이용해 다코야키 푸드트럭 사업을 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예상보다 늘어난 비용으로 창업 포기를 고민 중이다. 김씨는 “한 지역에 자리 잡기보다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팔려고 했다”며 “기름값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럭 개조 비용 역시 자재값이 비싸져 예상했던 것보다 2000만원 정도 추가 지출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