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노벨상으로 알려진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박사는 1년 전, 삼성 호암상을 받은 후 “수학은 나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아직 우리가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들은 이해의 통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말을 남겼다. 밴클라이번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습하면서 단테의 신곡을 암기할 정도로 읽었다니, 어쩌면 철학을 발견하기 위해 음악을 공부한 게 아닌지 궁금해진다. 이들을 보면서 과연 인간에게 ‘전공과 학문의 경계’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한국인은 반도체, 조선산업, 철강산업은 물론 골프와 기능올림픽 등에서 수십 년 동안 세계적 우위에 올라섰다. 영화뿐만 아니라 피아노 콩쿠르와 필즈상까지 수상했다. 한국인은 왜 그리 부지런하고 강할까.

첫째, 한국은 자원이 없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다. 가진 건 사람밖에 없다. 기술이나 재주, 뭔가 특별한 게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둘째,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작은 반도 국토 주변에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가 둘러싸고 있다.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셋째, 사계절이 뚜렷하다. 계절마다 적기를 놓치면 농산물 추수를 못 한다. 면역력을 강하게 하는 발효 음식, 즉 김치, 된장, 막걸리 등이 발전했다. 춘하추동에 따라 다양한 패션이 발전했다. 넷째, 토양이 기름지고 바람이 좋다. 흙과 바람, 물과 불이 자연의 품질과 과수를 더 단단하고 달콤하게 만든다. 끝으로 한국인들은 교육과 배움을 사랑한다. 새벽마다 각종 세미나가 넘쳐난다. 한국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경계를 넘고 한계를 깨면서 최선을 다한다.

홍석기 글로벌리더십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