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 집합건물을 매수 1년 이내 되파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빚을 내 집을 샀다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처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은 보유기간 1년 이내 주택을 판 매도인 비율이 올해 2분기 9.92%에 달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7.16%였던 이 비율은 4분기 7.48%, 1분기 8.49%를 기록하더니 2분기에는 10%에 육박했다.

1년 초과 2년 이내에 매도한 매도인 비율과 2년 초과 3년 이내 매도인 비율도 지난해 3분기 각각 4.8%, 8.15%에 그쳤지만, 올해 2분기에는 7.08%, 9.13%로 증가세를 보인다. 서울지역 집합건물 3년 이하 단기 보유 매도인 비율도 증가세다. 지난해 3분기 17.29%에서 올해 2분기 24.16%로 늘었다.

단기 보유자들의 매도 비율 증가에는 대출 부담이 한몫했다는 게 직방의 분석이다. 저금리 시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지만, 최근 단기간 급등한 금리 부담에 처분 압박이 커졌다는 것이다.
3년 이하 단기 보유 매도인 비중. 사진=직방
3년 이하 단기 보유 매도인 비중. 사진=직방
이는 주택담보대출액 변동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20년 2분기 18조790억원이던 주택담보대출액은 △3분기 25조7170억원 △4분기 36조2910억원 △2021년 1분기 33조2770억원 △2분기 12조7650억원 △3분기 38조5870억원 △4분기 25조450억원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을 타고 급격히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 구간별 대출 비중 역시 높은 금리 구간의 대출액 비중도 늘었다. 2021년 1분기에는 3% 이하 금리 비중이 78.6%에 달했지만, 현재는 3% 이상 금리 비중이 83.3%를 차지한다.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직방에서 진행한 '2022년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 이상이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늘고 주택가격은 하락이 예상되자, 빚을 내서라도 주택을 사두었던 일명 '영끌' 매수자들이 금융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처분에 나선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 스텝'을 단행했고, 추가 금리 인상도 시사했다"며 "물가상승 및 경기둔화에 부동산 매물마저 적체되면서 적기 매도가 어려워졌다. 비용 부담과 심리적 부담에 처분을 선택하는 매도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