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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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에 이어 전쟁까지 겹쳐 사업하기가 참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영업하는 분들은 역시 영업환경이 너무 나빠져 영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요즈음 구인난이 심각하다. 주문을 받아도 일할 사람이 없어 주문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구인난 원인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비대면 근로가 가능한 일이나 IT 산업이 급성장한 영향이 크다. 배송 증가로 배달·택배 기사, 배달 라이더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3D’ 업종에서 일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돌아간 것도 영향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일자리가 갑자기 늘면서 구인난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크게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거나 변화·성장하는 기업들도 많다. 플랫폼으로 디지털화하는 기업, 로봇 기업, 메타버스 기업은 물론, 구독경제, 이커머스, 원격 및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그리고 정부의 정책 변화에 빠르게 신사업 기회를 만들어가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공급망 부족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구매 혁신, 원가 혁신, 자산과 부채 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팬데믹 이후의 기회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것은 결국 ‘코로나로 어렵다’고 하지만 시장이 문제가 아니라 어렵다고 받아들이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사업하기가 힘들면 나의 사업방식을 바꿔봐야 되고, 영업이 어려우면 나의 영업방식을 바꿔봐야 되는데, 나의 사업방식이나 영업방식은 시장환경이 바뀌기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으면서 시장환경이나 경기 탓만 하고 있다. 다시말해서 시장을 바라보는 나를 바꿔야 하는데 나는 바꾸지 않고 세상만 원망한다.

기업경영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시장환경이 바뀌어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경영방식이 맞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내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 과거에 했던 방식대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면 더 크게 실패할 수 있다

2500년전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손자병법 모공편에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공자는 "인(仁)하지 못한 것은 오직 나 자신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했다. 맹자의 이루편에서 유래된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상대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보고 이해하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대립과 갈등이 많은 이유는 모든 조직의 인간관계와 소통에서 모두가 ‘나’를 이야기하지 않고, ‘너’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내가 뭐를 잘못했고 뭐를 하겠다는 얘기는 없고, 상대가 뭐를 안했고 뭐를 잘못했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내로남불은 도를 넘어섰다. 부부간의 불화도 나는 그대로이고 서로가 상대만을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나를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신을 바꾸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나를 바로 알고 나를 바꾸려면 자신의 입장에서 탈출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곧 역지사지(易地思之) 이고 배움이다. 특히, 조직의 리더나 한 나라의 통치자는 훌륭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이나 국민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없으면 조직도 나라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아버지, 애덤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공감능력이 자본주의 기본원리인 교환과 분업을 가능케 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어려움, 아픔을 보고,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즉, 리더는 내가 아닌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과 공감하면서 고객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있어야 리더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다.

조직에서도 구성원이 타부서 입장에서 일하도록 만들어야 그 조직의 경쟁력이 생긴다. 이를위해 리더는 반드시 어시스트를 평가해 주어야한다. 구성원들이 타부서 입장에서 일하도록 수시로 독려하고, 어시스트를 카운트 해주어야 부서이기주의가 없어진다. 그리고 주인의식이 생긴다. 주인의식은 공동이익을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마음이다. 또한 리더는 컨설턴트가 아니라 멘토가 되어야 한다. 컨설팅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멘토링은 경청이 중요하다. 경청은 들으면서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이는 결코 존경받는 리더가 될 수 없다.

괴거에는 혼자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하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남을 도와주고 남이 나를 도와줘야 성공하는 시대다. 이를위해 내가 먼저 배려하고 베플어야 상대도 나를 도와주려 한다. 한국강소기업협회는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해서 서로가 상생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회원사 모두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위해 활동하는 협회다. 따라서 무엇보다 회원사간의 협업과 비즈니스 매칭이 필요한데, 이를위해서는 자사의 장.단점을 정확히 알고, 자사가 먼저 자사의 강점을 다른 회원사들에게 베풀려고 해야 협업이 활발하게 성사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나는 주지 않고 오로지 도움만을 받으려하면 협업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이 될 때, 내가 더 손해보는 쪽으로 결정해야 관계가 원만해진다. 왜냐하면 입장을 바꿔서 손해 안보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려는 친구와는 나역시 결코 좋은 관계를 갖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부자되는 방법은 내 고객이 어떻게하면 돈을 많이 벌고 혜택이 많이 돌아가게할까 고민하는 사람이다. 입장을 바꿔서 나만 돈 벌려고하면 어떤 고객도 협조하거나 내 제품을 사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사단법인 한국강소기업협회 나종호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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