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톱 랭커들을 ‘블랙홀’처럼 쓸어담고 있다.

당장 이번주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제150회 디오픈 우승자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리브 시리즈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적설’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스미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리브 시리즈 이적설에 대한 질문에 “방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는데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기자들이 재차 묻는 말에 그는 “나는 이 대회에 우승하러 왔다”며 다시 한번 둘러댔다.

이를 두고 미국 골프위크는 “스미스가 리브 시리즈 이적에 대한 질문에 답을 피했다”며 “유명 선수들의 이적설이 힘을 얻고 있다”고 썼다. 스미스가 리브 시리즈 대표를 맡고 있는 그레그 노먼과 같은 호주 출신인 것도 그의 이적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디오픈 우승으로 세계랭킹 2위로 뛰어오른 스미스가 리브 시리즈로 건너갈 경우 PGA투어로선 큰 타격이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헨리크 스텐손(46·스웨덴)의 리브 시리즈 이적설도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그는 2023년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이다. PGA투어는 그동안 “리브 시리즈로 넘어가면 라이더컵에도 뛸 수 없다”며 엄포를 놨는데, 정작 라이더컵 단장이 리브 시리즈로 갈아탈 분위기다.

스텐손은 이번 디오픈에서 커트 탈락한 후 향후 일정에 관해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영국 미러는 이들 외에도 지난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30·일본)가 리브 시리즈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브 시리즈는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GC에서 세 번째 대회를 개최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