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중에서 ‘빅2’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연이은 파열음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에 따른 향후 국민의힘 지도체제 문제를 두고 맞선 데 이어 이번엔 ‘사적 채용’을 두고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발단은 권 대행이 제공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아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진 데 대해 “제가 추천한 것”이라고 했다. 이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데 권 대행이 내놓은 해명이 가관이다.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더니 9급에 넣었더라” “최저임금을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은 공정과 상식을 추구한다는 이 정부 여당 수뇌부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많은 청년이 받을 모욕감은 생각도 안 해봤는지 궁금하다.

공개 반박에 나선 장 의원도 ‘오십보백보’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압력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권 대행을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며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엄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정면 비판했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싸움질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눈을 두려워한다면 이럴 수가 없다. 더욱이 두 사람은 불과 사흘 전 당 지도체제와 친윤계 모임인 ‘민들레’ 결성을 두고 불거진 불화설 진화를 위해 오찬을 함께한 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목청을 높인 마당이다.

장 의원의 비판에 권 대행이 맞대응하는 것은 피했으나 두 사람 간 권력 투쟁은 이미 시작됐다는 시각이 강하다. 권 대행이 이 대표 징계 이후 권한대행 체제를 주장하고, 장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 카드로 맞선 것은 차기 당권 장악을 위한 전초전 성격이 짙다. 정권 창출에 핵심 역할을 한 사람들이라면 윤석열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초석을 놓는 데 매진하는 게 당연하다. 더욱이 지금은 사방에서 경제와 민생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판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이라는 잿밥에만 신경 쓰는 듯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며 국정에 장애물이 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