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패션 브랜드 샤넬이 내년에 소득 상위 1% 슈퍼리치를 위한 ‘VIP 부티크’를 아시아에 열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이 1호점 진출 국가가 될지 패션·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넬은 매장 앞에서 길게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을 방지하고, ‘명품 위의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이 매장을 선보이기로 했다.

18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내년 아시아 지역에 초대받은 사람만 갈 수 있는 VIP 부티크 문을 열 예정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성장세를 감안할 때 중국의 1호점 유치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중국 특유의 완전 봉쇄형 코로나 방역 등으로 한국이 낙점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패션·유통업계에서는 샤넬이 ‘일반인들의 명품’이라는 이미지와 결별하고, 명품 위의 명품으로 나아가려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찌, 루이비통 등처럼 대중과 좀 더 가까이 가느냐, 아니면 에르메스처럼 넘보기 힘든 초고가 명품으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초고가 전략을 택했다는 얘기다.

샤넬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명품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 다른 브랜드도 가격을 올렸으나 샤넬의 상승세는 좇지 못했다.

샤넬은 지난해 2월, 7월, 9월, 11월에 총 네 번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의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엄 플랩백’ 가격은 1180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715만원) 대비 65% 인상됐다. 이런 전략으로 지난해 전년보다 54.7% 증가한 156억3900만달러(약 20조59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절반이 넘는 80억6800만달러(약 10조6231억원)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