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회견)’ 화법이 달라졌다. 과거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원론적이고 신중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민감한 질문은 답변을 피하고 웃어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대통령실이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윤 대통령은 ‘탈북 어민을 강제로 북송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국가정보원 조사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모든 국가 사무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원칙론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잇따른 대통령실 채용 논란

이 불거지면서 공정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는 질문에는 웃은 뒤 “다른 말씀 없으세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추가 답변 없이 43초 만에 도어스테핑을 마치고 집무실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도어스테핑 질문 개수를 3~4개로 줄이고 총 답변 시간도 1분 안팎으로 조정했다. 약 한 달 전 윤 대통령이 8~10개 질문을 받고 5분 이상 질의응답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도 최근에는 보기 드물어졌다.

윤 대통령과 달리 참모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전날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관련해 직접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수석과 장관들도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소상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