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 뒤 첫 일정으로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비(非)이재명 진영은 ‘사법 리스크’와 단일화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이 의원은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DJ 묘역을 방문해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남겼다. 이 의원은 전날 출마 선언문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거론하며 “DJ가 말씀하신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DJ 묘역 참배를 마친 뒤 “DJ는 결국 통합의 정신으로 유능함을 증명했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닮고 싶은 근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이후 연세대로 이동한 이 의원은 학교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태도를 보고 그 나라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필수노동자인데 힘들고 어려울수록 대우와 보수가 적은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당권 행보에 나서자 반대 움직임도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전날 이 의원과 함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설훈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을 것”이라며 “마치 바둑에서의 ‘꽃놀이패’ 같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성남FC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심각하다고 하고, 변호사비 대납은 누군가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 의원은 8·28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기호 4번을 배정받았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명의 예비후보가 출마한 당대표 선거에서 기호 추첨 결과 △1번 박용진 의원 △2번 김민석 의원 △3번 이동학 전 최고위원 △4번 이재명 의원 △5번 강훈식 의원 △6번 강병원 의원 △7번 박주민 의원 △8번 설훈 의원으로 확정됐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총 17명(원내 10명·원외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원내에서는 장경태 박찬대 고영인 이수진(동작을) 서영교 고민정 정청래 송갑석 윤영찬 양이원영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8명의 당대표 후보 중 본선에 오를 3명을 가린다.

오형주/설지연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