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에 ‘제2의 중동 붐’을 주문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포화 상태에 달한 국내 주택·건축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다.

▶본지 6월 29일자 A1, 3면 참조

윤 대통령이 18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으로부터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오일머니가 몰리는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말했다.

업무 보고 직후 원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과 함께 민관협력기구를 꾸려 본격적으로 해외 수주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정상 외교에서 (해외 수주에) 힘을 실어 주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팀코리아’ 형태의 해외 시장 공략을 검토하고 있다. 원 장관은 “이달 가시적인 움직임을 소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현 정부 임기에 해외 건설 수주 연 500억달러(약 65조785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306억달러였다.

원 장관은 “고유가로 자금이 충분한 중동 지역과 우크라이나·이라크 재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철도·공항·도시 개발 등 인프라 사업에 모빌리티(운송 수단)와 스마트기술을 접목하고 원전·방위산업·문화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위기 때마다 큰 역할을 한 해외 건설이 제2의 중흥기를 맞을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윤 대통령 주문을 반영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토부에 민생 안정의 핵심인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조기 완공 등을 통해 국민의 출퇴근 불편을 해소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다음달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아 전세보증금 급등으로 전세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 “전·월세 문제를 각별히 챙겨 달라”고 했다.

김은정/김인엽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