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청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이다. 조 구청장은 자신을 ‘강남구 토박이’로 부른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지만 10대 때 서울로 올라와 50년 넘게 강남구에서만 살았다. 보수 진영의 전략공천으로 외부인이 차지하던 강남구청장 자리를 강남구 출신이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저는 구청장 임기를 끝내도 강남구에서 남은 삶을 보낼 사람”이라며 “인기를 좇는 구청장이 아니라 주민 입장에서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구정을 펴겠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자수성가한 유통 사업가 출신이다. 30대였던 1990년대 초 도곡시장 안에 대농그린마트를 설립해 운영하며 상당한 자산을 모았다. 대형마트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전국 농축산물 생산 현지를 발로 뛰며 물류망을 구축하고, 주변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품목을 공급한 게 사업 성공의 열쇠였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대형마트 출점에 나서는 걸 보고 사업을 정리했다.
그는 “지금도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아, 이걸 하면 사업 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사업 감각으로 강남구 예산 사업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2002년 주변인의 권유로 구의원에 출마하며 지역 정치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신고 재산은 527억1500만원이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재산은 사람이다. 개인용 휴대폰에는 1만 명이 넘는 사람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