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청약 됐는데…" 과천지식타운 입주민 충격받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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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리즘
기반시설 부족에 불만 폭발
중학교 정원 720명에 불과
용인 1950가구 임대주택은
도로없어 1년 넘게 입주 못해
기반시설 부족에 불만 폭발
중학교 정원 720명에 불과
용인 1950가구 임대주택은
도로없어 1년 넘게 입주 못해
내년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아파트 입주를 앞둔 주부 백진영 씨(36)는 최근 입주예정자 모임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두 딸이 과천 관내 중학교에 진학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백씨는 “어렵게 청약해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중학교가 부족해 안양 쪽으로 통학할지 모른다는 얘기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속도에 매몰돼 학교, 진입도로 등의 핵심 인프라 확보는 소홀히 하면서 곤경에 처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8500가구 규모의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중학교 문제로 입주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역 내에선 과천지식1 초등학교가 올 9월, 과천지식2 초·중 통합학교가 내년 9월에 개교할 예정이다. 문제는 중학교다. 초·중 통합학교만으로는 중학생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애초 지식정보타운에는 유치원 1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를 설립하려 했지만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중학교 용지를 공공용지로 돌리면서 상황이 꼬였다.
지식정보타운 내 주민 모임인 교육발전위 관계자는 “초·중 통합학교의 중학생 수용인원은 720명인데 구역 내 초등학생은 2000여 명이 넘어 중학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초등학교는 필요시설이라 생각해 개발계획에 포함하지만 중학교는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해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천시청은 뒤늦게 지식정보타운 개발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측에 단설 중학교 설립 용지 확보를 요구하고 교육지원청에도 허가를 요청했으나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지난해 아파트를 다 짓고도 정문에 진입로가 없어 1년 넘도록 입주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용인 삼가2지구 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다. 아직도 아파트 정문 앞에는 도로 대신 야산이 자리잡고 있어 입주를 못 하고 있다.
뉴스테이는 처인구 삼가동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최고 38층, 1950가구를 공급하는 임대주택 사업이다. 단지 앞 부지 소유주인 역삼지구 조합의 동의가 필요한데 조합 집행부가 수시로 바뀌면서 합의가 번복된 탓에 협상이 꼬였다. 최초 인허가 당시 ‘준공 전 6개월까지 진입도로 개설’ 조건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용인시의회 관계자는 “설마 도로가 나지 않는 일이 생기겠느냐며 손을 놓은 안이함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택지개발서부터 인허가까지 여러 주체로 분산돼 있는 구조가 이 같은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한 디벨로퍼 업체 대표는 “개발 인허가권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설립 권한은 교육지원청이 갖고 있어 권한이 산재돼 있다”며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개발 시 학교, 도로 등 인프라 구축 문제를 치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주택 공급 속도에 매몰돼 학교, 진입도로 등의 핵심 인프라 확보는 소홀히 하면서 곤경에 처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8500가구 규모의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중학교 문제로 입주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역 내에선 과천지식1 초등학교가 올 9월, 과천지식2 초·중 통합학교가 내년 9월에 개교할 예정이다. 문제는 중학교다. 초·중 통합학교만으로는 중학생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애초 지식정보타운에는 유치원 1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를 설립하려 했지만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중학교 용지를 공공용지로 돌리면서 상황이 꼬였다.
지식정보타운 내 주민 모임인 교육발전위 관계자는 “초·중 통합학교의 중학생 수용인원은 720명인데 구역 내 초등학생은 2000여 명이 넘어 중학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초등학교는 필요시설이라 생각해 개발계획에 포함하지만 중학교는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해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천시청은 뒤늦게 지식정보타운 개발 주체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측에 단설 중학교 설립 용지 확보를 요구하고 교육지원청에도 허가를 요청했으나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지난해 아파트를 다 짓고도 정문에 진입로가 없어 1년 넘도록 입주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용인 삼가2지구 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다. 아직도 아파트 정문 앞에는 도로 대신 야산이 자리잡고 있어 입주를 못 하고 있다.
뉴스테이는 처인구 삼가동 일원에 지하 5층, 지상 최고 38층, 1950가구를 공급하는 임대주택 사업이다. 단지 앞 부지 소유주인 역삼지구 조합의 동의가 필요한데 조합 집행부가 수시로 바뀌면서 합의가 번복된 탓에 협상이 꼬였다. 최초 인허가 당시 ‘준공 전 6개월까지 진입도로 개설’ 조건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용인시의회 관계자는 “설마 도로가 나지 않는 일이 생기겠느냐며 손을 놓은 안이함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택지개발서부터 인허가까지 여러 주체로 분산돼 있는 구조가 이 같은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를 키운다고 지적한다. 한 디벨로퍼 업체 대표는 “개발 인허가권은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설립 권한은 교육지원청이 갖고 있어 권한이 산재돼 있다”며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개발 시 학교, 도로 등 인프라 구축 문제를 치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