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확보하면 정원확대?…"연봉 5억 반도체 전문가, 대학 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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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15만명 양성…'반도체 인재 갈증' 푼다지만
수도권大 1200명 증가 전망
계약제 확대·특성화대 20곳 지정
지방대 "문 닫으란 소리" 반발
학사급 인력 늘리기만 치중
고급인재 석·박사 양성방안 부족
재정 얼마나 투입할지 확정도 못해
수도권大 1200명 증가 전망
계약제 확대·특성화대 20곳 지정
지방대 "문 닫으란 소리" 반발
학사급 인력 늘리기만 치중
고급인재 석·박사 양성방안 부족
재정 얼마나 투입할지 확정도 못해
정부가 19일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의 핵심은 대학 정원 확대다. 교육부는 수도권·지방 대학의 학부 정원을 2000명 이상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정원 규제를 받아온 수도권 대학에서도 1200명 이상 증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 증원과 관련해 지방 대학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책 추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도체 인재 양성의 큰 걸림돌인 교원 확보 문제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릴 수도 있고, 다른 학과 정원은 그대로 두고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거나 증원해도 된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인재 양성에 대한 역량과 의지가 있는 곳을 정해 정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사전 수요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14개교가 1266명, 비수도권 대학 13개교가 611명을 증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수요 조사에 따라 증원이 이뤄지게 된다면 사실상 수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 위주로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방 대학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 인구가 매년 급감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리면 지방 대학들은 미달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우종 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청운대 총장)은 “수도권 대학 정원이 순증하면 지방 학생들이 결국 다 수도권 대학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첨단 인재를 양성하고 싶으면 학과 구조조정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별도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20개 내외 대학을 선발해 ‘반도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하고, 5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재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20개 대학은 어느 정도 지역 안배를 할 계획이다. 반도체 교육과 기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중앙 거점으로 두고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설치해 협업체계를 구축, 각 연구소는 각자의 강점 분야를 특성화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가첨단산업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대는 학칙으로, 사립대는 정관에 따라 산업계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적극 임용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규제를 풀어줘도 현재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론 반도체 전문가들의 연봉을 맞춰줄 수 없기 때문에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 전문가인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질책하니 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것 같은데 단기 처방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연구비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 반도체를 전문으로 가르칠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에 투입할 예산 규모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처별로 인재 양성에 투자할 액수를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다음달 말께 정부 예산안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만수/최예린 기자 bebop@hankyung.com
수도권 대학도 1200명 증원
이번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1년까지 10년간 반도체 인재를 15만 명 양성할 계획이다. 이 중 4만5000명은 기존 반도체 관련 학과에서 배출하는 인원에 추가로 정원을 확대해 양성한다. 나머지 10만5000명은 다른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융합 과정을 이수하도록 유도하고, 계약학과 정원 확대 등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반도체 학과 정원을 △일반대학(학부) 2000명 △대학원 1102명 △전문대학 1000명 △직업계고 1600명 등 총 5700명 늘리기로 했다.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릴 수도 있고, 다른 학과 정원은 그대로 두고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거나 증원해도 된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인재 양성에 대한 역량과 의지가 있는 곳을 정해 정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사전 수요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14개교가 1266명, 비수도권 대학 13개교가 611명을 증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수요 조사에 따라 증원이 이뤄지게 된다면 사실상 수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 위주로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지방 대학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 인구가 매년 급감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리면 지방 대학들은 미달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우종 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청운대 총장)은 “수도권 대학 정원이 순증하면 지방 학생들이 결국 다 수도권 대학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첨단 인재를 양성하고 싶으면 학과 구조조정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별도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20개 내외 대학을 선발해 ‘반도체 특성화대학’으로 지정하고, 5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재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20개 대학은 어느 정도 지역 안배를 할 계획이다. 반도체 교육과 기초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중앙 거점으로 두고 권역별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설치해 협업체계를 구축, 각 연구소는 각자의 강점 분야를 특성화할 방침이다.
산업계 전문가 초빙하겠다지만…
교육부는 ‘반도체를 가르칠 교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산업계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활용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학의 겸임·초빙교수도 연구 실적이나 교육 경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교육부는 이를 대학 자율로 변경해 겸임·초빙교수를 폭넓게 확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가첨단산업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대는 학칙으로, 사립대는 정관에 따라 산업계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적극 임용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규제를 풀어줘도 현재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재정 상황으론 반도체 전문가들의 연봉을 맞춰줄 수 없기 때문에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반도체 전문가인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질책하니 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것 같은데 단기 처방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연구비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 반도체를 전문으로 가르칠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도체 인재 양성 정책에 투입할 예산 규모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처별로 인재 양성에 투자할 액수를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다음달 말께 정부 예산안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만수/최예린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