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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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가 9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올리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이자 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예상치는 4조325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4조1258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확정된 1분기 순익(4조5951억원)과 합하면 상반기 실적은 8조9203억원으로 9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역대 최대 기록인 작년 상반기(8조904억원) 수준을 크게 웃돈다. 오는 21일 KB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신한 하나 우리의 경우 22일로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으로는 순이자마진(NIM)의 개선 영향 덕분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은행 NIM은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1월과 4월 5월의 기준금리 인상이 코픽스나 은행채 금리 등 대출 기준금리 상승으로 연결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이자 이익의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5월보다 0.4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 발표를 시작한 후 1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해당 수치는 2.38%로 이전 고점을 넘었고, 잔액 기준은 이전의 고점에 근접해 가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수치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예대금리차 공시를 앞둔 상황에서 은행권이 예금금리 인상 폭을 점차 확대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라며 "현시점의 코픽스 금리 상승은 향후 은행 이자 이익 증가세를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연말엔 3%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후 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연말까지 2.75%나 3% 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밝혔다. 올해 금통위는 8월과 10월, 11월에 열린다.

이처럼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융지주들은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 등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자 장사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본사 비전홀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경영성과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와 금리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여러 자회사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서민금융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권이 나서야 한다"고 요청한 데 따른 답변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취약층에 대한 보호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약층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 중 빠진 부분에 대해선 금융사가 답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