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철강 공장.  사진=REUTERS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철강 공장. 사진=REUTERS
중국이 철광석 수입과 투자를 일원화하는 거대 국유기업을 19일 설립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이지만 제철 기업이 분산해 있어 발레 등 글로벌 4대 광산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철광석 등 관련 원재료 수입과 해외 광산 투자를 전담할 중국광산자원그룹이 이날 설립 등기를 마쳤다. 본사 위치는 시진핑 주석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허베이성 숑안신도시다. 중국광산자원은 금속류 광산 개발, 채굴, 수출입 등을 주요 업무로 등록했다. 세계 최대 바오우철강, 3위 안산강철, 우광그룹, 서우강그룹 등 중국의 대형 제철기업들이 이 회사와 거래하기로 합의했다. 바오우철강은 지난해 1억2000만t, 안산강철은 5565만t의 조강을 생산했다.

중국은 세계 조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철광석 수출량의 70%가 중국으로 향한다. 지난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액은 1800억달러(약 237조원)에 달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억2000만t의 철광석을 수입했다. 이 가운데 82.8%가 호주와 브라질산이었다. 브라질 발레, 호주·영국 다국적기업 리오틴토, 호주 BHP빌리튼, 호주 포트스큐 등 4대 업체가 글로벌 수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 제철소가 500여개에 달해 수입에서 가격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중국의 10대 제철 기업 조강 생산량은 전체의 41.5%에 그쳤다. 이 때문에 중국은 2020년 중반부터 철광석 수입과 해외 투자를 일원화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새로 설립한 중국광산자원을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투자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광산자원은 중국이 4대 광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진해 온 해외 자원개발도 담당한다. 아프리카 서부 기니의 세계 최대 미개발 광산인 시만두 프로젝트도 이 회사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만두 광산은 현재 두 지구로 나눠 개발 중이다. 북쪽 지구는 중국 산동웨이차오개발과 싱가포르 위닝국제그룹이 구성한 위닝컨소시엄시만두(WCS)가 채굴권을 갖고 있다. 남쪽 지구는 리오틴토와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알루미늄(차이날코)·바오우철강 등이 만든 컨소시엄이 채굴권을 확보했다. 기니 정부는 두 프로젝트의 지분 15%씩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자원 확보 안정성을 높이고 가격 결정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형 국유기업을 통폐합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의 글로벌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3곳의 희토류 기업을 합병, 중국희토그룹을 출범시켰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