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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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치러진 국가 공인 산업안전기사 시험에서 주관 단체인 산업인력공단의 채점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공단이 이를 뒤늦게 인정하면서 약 400여명이 추가 합격하게 될 예정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치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주관 3회차 산업안전기사 시험에서 채점자가 정답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탓에 약 400여명에 달하는 응시자가 억울하게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예상 점수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채점 결과를 받아든 응시자들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했다. 조사 결과 3회차 시험은 같은 날 치러진 1, 2회차 시험보다 합격률이 20%포인트 가량 낮았다.

그럼에도 공단은 채점 결과에 이상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수험자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답안지와 채점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40여명의 수험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까지 청구하자 공단은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지난 1일 전문가 회의를 열어 정답 인정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결국 불합격 통보를 받은 400여명의 응시자가 구제될 예정이다.

기존에 정답으로 처리된 답변은 “작업 발판은 항상 수평을 유지한 후 작업한다”뿐이었다. 응시자들이 적어낸 정답은 “작업 발판은 정리 정돈 후 평평한 상태에서 작업한다”는 내용이었다.
산업인력공단, 또 시험 관리 부실…"400명 추가 합격"
공단 측은 “채점이 너무 엄격히 이뤄졌다”며 “뜻이 같고 해석이 같다면 정답의 폭을 넓혀주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답변했다. 한 명의 채점 위원이 인정 범위를 너무 엄격히 해석했다는 설명이다.

유경준 의원은 “이번 문제로 단 한 명의 채점자가 결정한 것을 공단 차원에서 제대로 검토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며 “공단은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총괄하는 기관으로서 앞으로 채점 정확도 및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산업안전기사는 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안전 분야 관련 자격으로 지난 1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과 함께 응시생이 급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