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조·비와 비
[신간] 홀리데이·가장 나쁜 일
▲ 홀리데이 =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데뷔작 '리얼 라이즈'와 두 번째 작품 '29초'로 스릴러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입지를 다진 로건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2019년 출간과 함께 전 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케이트는 20년 지기들과 함께 가족들을 데리고 남프랑스로 1주일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남편 숀이 친구 세 명 중 누군가와 바람을 피우면서 매일 밤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범죄 현장 분석가인 케이트가 친구들의 속내를 떠보는 등 휴가는 점차 오해와 의심으로 쌓여간다.

남편의 불륜 상대를 알아내지 못한 채 휴가가 끝나갈 무렵 한 친구가 케이트를 따로 부른다.

케이트는 친구가 외도를 고백할 거라고 짐작했지만, 친구는 약속 장소인 절벽에서 사라진다.

그때 아이들이 놀러 간 숲에서는 갑자기 불길이 번지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 연달아 벌어진다.

소설은 평범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케이트는 우연히 남편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고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을 불륜 상대로 의심하고, 먼저 사실 고백을 바랐던 남편은 질문을 회피하기만 한다.

케이트는 친구들을 의심하면서는 자신이 과거에 잘못한 일들도 떠올린다.

자신이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들 속에서 가장 외로워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뛰어난 심리 묘사로 그려낸다.

여름 휴가 동안 일어나는 일과 사랑, 배신, 증오, 복수가 뒤섞인 전개로 반전을 거듭하며 몰입으로 이끈다.

아르테. 620쪽. 2만3천원.
[신간] 홀리데이·가장 나쁜 일
▲ 가장 나쁜 일 = 김보현 지음.
2013년 '올빼미 소년', 2015년 '팽: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을 받은 김보현이 2017년 내놓은 '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3년 전 아들을 떠나보낸 뒤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정희는 남편 성훈까지 실종되자 이번에는 집중력을 발휘해 남편의 행방을 쫓는다.

인민군 장교 출신으로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인 철식의 삶은 3년 전 아내가 한강에 투신한 날에 멈춰 있다.

계속 목격자와 타살의 증거를 찾아 헤맨다.

철식은 아내가 죽던 날 밤 현장에 의문의 남성 김성훈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정희와 함께 진실을 추적해간다.

나쁜 일 뒤에 더 나쁜 일, 이윽고 가장 나쁜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드러나는 물질주의와 물신주의가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을 준비해 놓고 기다린다.

민음사. 436쪽. 1만5천원.
[신간] 홀리데이·가장 나쁜 일
▲ 골목의 조 = 송섬 지음.
사계절출판사가 주최하는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인 장편 소설로, 신인 작가 송섬의 첫 책이다.

국비 지원 프로그램으로 배운 기술로 건축사 사무소에서 도면 긋는 일을 하며 사는 '나'는 어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환영받는 스타일은 아니다.

반지하에서 사는 '나'는 버려진 고양이 두 마리, 변변찮은 술집을 운영하는 조, 어느 날 벽에서 솟아난 아저씨 유령과 함께 산다.

'나'와 관계 맺는 이들은 특별한 것 없는 존재들이다.

'나'는 이들과 함께 인생의 절기를 보내며 관계 맺고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삶의 용기를 얻는다.

소설은 '작고 창백하고 힘없는' 존재들의 별거 아닌 생활이 주는 안정적인 무해함, 그 무용의 매력을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다.

심사위원인 소설가 이기호는 "어떤 장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쓸쓸하게 남겨진 작은 골목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사계절. 240쪽. 1만5천원.
[신간] 홀리데이·가장 나쁜 일
▲ 비와 비 = 조영주 지음.
윤해환이라는 필명으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쳐온 추리작가이자 장편소설 '붉은 소파'로 2016년 세계문학상 대상을 받은 조영주의 역사 로맨스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조선 시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화공 안소희에게 죽은 왕후의 그림을 그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한다.

소설은 '몽유도원도'를 둘러싼 비밀과 '금오신화'에 숨은 기구한 이야기,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감정을 풀어낸다.

전라도 관찰사의 수양딸 이비와 전라감영의 관노비인 박비, 소년 왕 성종. 거칠 것 없이 내달리는 두 사람의 아련하고 아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비는 자신의 얼굴이 성종의 죽은 왕후를 빼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천진하게 살아왔던 이비는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의 과거에 얽힌 비극적 운명에 휩쓸린다.

때로는 오라비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이비를 지켜온 박비의 삶도 크게 흔들린다.

폴앤니나.

332쪽. 1만4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