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김동연의 협치…시련은 김동연에게도 기회가 될까 [김대훈의 경기도는 지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달 출범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의 초반 도정에 먹구름이 끼고 있습니다. 19일 경제부지사 신설을 골자로 한 조례 공포를 강행하면서 줄곧 강조해 온 도의회와의 '협치'가 요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지사는 14일 정무부지사를 기존 평화부지사에서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공포했습니다.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민생경제를 위해선 경제분야 콘트럴 타워인 경제부지사 직제의 신설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조례의 핵심은 정무직인 기존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소관 실·국을 2개에서 6개로 확대해 경제 분야콘트롤 타워로 삼겠다는 내용입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신용회복위원회와 전통시장 등 민생 점검을 통해 만난 도민을 예로 들며 "코로나19 이후 고물가와 고환율, 경기침체 공포가 전통시장 상인과 금융취약계층 등을 덮치고 있다"며 "한발 앞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안건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제10대 도의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지난달 28일 의결됐습니다. 지방 선거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날치기일 뿐, 11대 도의회에서 논의하자'고 반발했고, 김 지사는 '의회 의견을 듣겠다'며 조례 공포를 미루다가 11대 도의회의 원구성이 미뤄지는 등 파행이 길어지자 결국 공포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지사가 결국 강행 돌파를 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국민의힘 측에서 제공한 면이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의 조례 공포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지미연 수석대변인은 "(김 지사는) 의회와 협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인사만 오갔을 뿐 전혀 (협의가) 진행한바 없다"며 "(공포 강행은) 의회에 대한 선전포고자, 의회와 협의할 의사가 없다는 김 지사의 선언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당선 이후 국민의힘 도의원들을 겨냥해 "낮은 단계의 정책 협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 지사가 협치를 거론했던 이유는 6·1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으로서 전임 이재명 지사와는 다른 의회 환경과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이번 11대 경기도의회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는 78석으로 같습니다. 지난 10대 의회에선 국민의힘 의석수는 8석에 불과했습니다. 도의회 관계자는 "(여야 동수는) 의회에 가서도 대부분의 안건이 부결된다는 의미"라며 "(김 지사는) 의회 협조 없인 어떤 정책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의회 여야는 경제부지사 신설을 포함한 도의 조직 개편뿐 아니라, 의장 선출, 상임위 증설 등 의회 구성안을 놓고 대립해왔습니다. 국민의힘은 협치의 조건으로 '경제부지사와 산하기관장 50% 인사 추천권'을 요구하고, 도에서는 이를 두고 '연정(연합정부) 수준의 요구'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지사의 조례 공포는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조례 공포는 국회 의결의 도 이송일인 지난달 29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하게 돼 있어, 기한이 이날까지인데다, 도의 '행정' 권한을 의회가 침해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극한 대립은 새 단체장과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는 가운데, 여야 간, 여당과 도지사 간의 힘겨루기 성격이 강하다는 평이 도의회 안팎에서 나옵니다.
도의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도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전제로 공포안을 강행하는 지사와 역시 도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의견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과 금리 인상 등으로 고통받는 도민을 위한 민생 과제가 논의조차 멈춘 게 안타깝다"고 국민의힘을 애둘러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김 지사의 정무적 역량이 비로소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 지사는 그동안 협치를 외쳤지만, 아직 정무수석을 공석으로 두는 등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도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는 관료로서의 역량은 널리 인정받았지만, 정무적 능력은 한번도 검증받은 적이 없다"며 "전임 이재명 지사처럼 난관을 잘 극복한다면 정치적 입지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김 지사는 14일 정무부지사를 기존 평화부지사에서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공포했습니다.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민생경제를 위해선 경제분야 콘트럴 타워인 경제부지사 직제의 신설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조례의 핵심은 정무직인 기존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소관 실·국을 2개에서 6개로 확대해 경제 분야콘트롤 타워로 삼겠다는 내용입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신용회복위원회와 전통시장 등 민생 점검을 통해 만난 도민을 예로 들며 "코로나19 이후 고물가와 고환율, 경기침체 공포가 전통시장 상인과 금융취약계층 등을 덮치고 있다"며 "한발 앞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안건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제10대 도의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지난달 28일 의결됐습니다. 지방 선거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날치기일 뿐, 11대 도의회에서 논의하자'고 반발했고, 김 지사는 '의회 의견을 듣겠다'며 조례 공포를 미루다가 11대 도의회의 원구성이 미뤄지는 등 파행이 길어지자 결국 공포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지사가 결국 강행 돌파를 할 수밖에 없는 명분을 국민의힘 측에서 제공한 면이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 지사의 조례 공포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지미연 수석대변인은 "(김 지사는) 의회와 협의를 하겠다고 했지만 인사만 오갔을 뿐 전혀 (협의가) 진행한바 없다"며 "(공포 강행은) 의회에 대한 선전포고자, 의회와 협의할 의사가 없다는 김 지사의 선언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는 당선 이후 국민의힘 도의원들을 겨냥해 "낮은 단계의 정책 협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 지사가 협치를 거론했던 이유는 6·1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으로서 전임 이재명 지사와는 다른 의회 환경과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이번 11대 경기도의회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는 78석으로 같습니다. 지난 10대 의회에선 국민의힘 의석수는 8석에 불과했습니다. 도의회 관계자는 "(여야 동수는) 의회에 가서도 대부분의 안건이 부결된다는 의미"라며 "(김 지사는) 의회 협조 없인 어떤 정책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의회 여야는 경제부지사 신설을 포함한 도의 조직 개편뿐 아니라, 의장 선출, 상임위 증설 등 의회 구성안을 놓고 대립해왔습니다. 국민의힘은 협치의 조건으로 '경제부지사와 산하기관장 50% 인사 추천권'을 요구하고, 도에서는 이를 두고 '연정(연합정부) 수준의 요구'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지사의 조례 공포는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조례 공포는 국회 의결의 도 이송일인 지난달 29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하게 돼 있어, 기한이 이날까지인데다, 도의 '행정' 권한을 의회가 침해한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극한 대립은 새 단체장과 새로운 의회가 구성되는 가운데, 여야 간, 여당과 도지사 간의 힘겨루기 성격이 강하다는 평이 도의회 안팎에서 나옵니다.
도의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도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전제로 공포안을 강행하는 지사와 역시 도민이 선출한 의원들이 의견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과 금리 인상 등으로 고통받는 도민을 위한 민생 과제가 논의조차 멈춘 게 안타깝다"고 국민의힘을 애둘러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김 지사의 정무적 역량이 비로소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 지사는 그동안 협치를 외쳤지만, 아직 정무수석을 공석으로 두는 등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습니다. 도의 한 관계자는 "김 지사는 관료로서의 역량은 널리 인정받았지만, 정무적 능력은 한번도 검증받은 적이 없다"며 "전임 이재명 지사처럼 난관을 잘 극복한다면 정치적 입지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