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연일 밝혀온 중국 인민은행이 실제 유동성 공급량은 오히려 평소보다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20일 발표할 예정인 6월 기준금리도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시중에 70억위안(약 1조3610억원)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수한 30억위안을 빼면 순공급은 40억위안이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수단은 크게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와 은행 지급준비율 등 중장기 △정책자금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서 유동성을 푸는 역RP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역RP를 통한 공개시장운영은 매일 실시한다. 통상 하루 100억위안어치를 거래하며, 명절 등을 앞두고 현금 수요가 늘어날 때 유동성 공급을 늘렸다가 명절 후 줄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공개시장운영으로 총 4220억위안의 시중 자금을 거둬들였다. 특히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은 하루 30억원씩만 공급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했다. 18일에는 120억위안을 풀고 30억위안을 회수해 90억위안을 순공급했으나 19일에는 다시 순공급을 40억위안으로 줄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MLF 금리도 연 2.85%로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통상 매월 15일 MLF 금리를 결정하고, 이어 20일께 LPR을 내놓는다. 1년 만기 LPR을 0.1%포인트 이상 조절할 때는 MLF 금리도 선행해 조절해 왔다는 점에서 이달 LPR도 동결하거나 내리더라도 0.05%포인트 소폭 인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4%에 그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5%로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를 오히려 올려야 할 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지난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실물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온건한 금융정책 시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또 지난달 말 금융정책위원회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온건한 금융정책을 확대하고 유동성을 적절히 윤택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민은행이 발표와 달리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아직 여유가 있어서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중국도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에 몰렸기 때문에 물가부터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