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다 싶더니 말끔한 마무리…요물 같은 영화 '외계+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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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0일 개봉
한국적 도술+SF '장르 교합'
방대한 세계관, 초반 전개는 복잡
몰입감 높이는 후반부 액션·CG
한국적 도술+SF '장르 교합'
방대한 세계관, 초반 전개는 복잡
몰입감 높이는 후반부 액션·CG
시작부터 방대한 세계관이 펼쳐진다. 1390년대 고려 말과 2022년 현재를 오가는 시·공간, 한국적 도술을 부리는 도사와 비행선을 모는 외계인, 한국적 도술과 최첨단 과학 기술이 한 데 뭉쳐 쉼 없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낯설디낯선 이질감에 '이게 과연 가능한 결합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쯤, 조각들이 맞추어지기 시작한다.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이다.
20일 개봉한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우치',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의 히트작을 만들었던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SF 액션 판타지물. 최 감독은 '외계+인'을 "장르적 이종 교합"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전우치' 속 도사 캐릭터를 통해 한국적 히어로를 선보였던 데 이어 이번에는 공상과학(SF)까지 추가했기 때문이다. '외계+인'은 최 감독의 상상력을 쏟아부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외계인들은 오래전부터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고 인간이 죽으면 함께 자연 소멸하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가드(김우빈 분)와 썬더(김우빈 분)는 2022년 지구에 살며 인간의 몸에 가둔 죄수들을 관리한다. 여러 시간대를 오가며 탈옥한 죄수들을 관리하던 이들은 고려 말 한 여인의 딸을 현재로 데려와 키우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외계행성에서 반란을 주도한 설계사가 죄수 중 한 명으로 지구에 왔다. 설계사를 빼내려는 세력으로 인해 지구는 혼란에 빠지고, 가드는 이를 막기 위해 혼신을 다해 맞선다.
1390년대 고려 말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이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무륵 외에도 신검을 찾는 여인 이안(김태리 분)이 있다. 이안은 어딘가 특이하다. 고려 말, 그의 무기는 최신식 총이다. 사람들은 그를 '천둥을 쏘는 처자'라고 불렀다.
영화는 고려 말과 현재를 넘나드는데, 단순히 시공간의 차이만 그려지는 게 아니다. 장풍을 쏘는 신선, 부채를 펴고 도술을 부리는 도사, 화려한 총기 액션, CG가 더해진 외계인들의 격투까지 전개 과정에서 다각도로 이질적 공존이 계속된다. 초, 중반부는 방대한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게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철저하게 다른 두 개의 시간과 공간, 그 안에서의 서사를 각각 따라가기 바쁘다. 어딘가 복잡하고 산만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총집합하니, 어색한 느낌도 따라다닌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각 스토리가 매끄럽게 결합하며 강한 쾌감을 선사하니 이것이야말로 '반전'이다. 흩어진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최동훈 감독의 전략은 후반부 강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유쾌하고 시원한 액션까지 더해지니 재미는 두 배가 된다.
인물과 사람이 지닌 스토리에 집중하며 따라가는 재미도 있겠지만, 굳이 관계성을 찾아내기 위해 궁리하며 보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로운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 '외계+인'이다. 외계 비행선, 로봇, 외계인, 우주, 전투 신 등을 구현해낸 CG는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높인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우빈의 연기는 '외계+인'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극 중 김우빈은 가드와 썬더 두 배역을 소화하는데, 썬더가 여러 성격의 가드로도 변신하는 바, 결과적으로 1인 4역을 연기한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모습부터 활기차고 유쾌한 캐릭터까지 전부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장르적으로나, 소재 측면에서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추상적이기만 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구현해내는 방식과 도전은 분명 신선하다. '외계+인' 1부는 서사를 쌓고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에 충실하고, 동시에 2부에 대한 궁금증도 충분히 자극한다. 후반부에 힘이 들어가니, 2부가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는 '외계+인'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0일 개봉한 영화 '외계+인'(감독 최동훈)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우치',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의 히트작을 만들었던 최동훈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SF 액션 판타지물. 최 감독은 '외계+인'을 "장르적 이종 교합"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전우치' 속 도사 캐릭터를 통해 한국적 히어로를 선보였던 데 이어 이번에는 공상과학(SF)까지 추가했기 때문이다. '외계+인'은 최 감독의 상상력을 쏟아부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외계인들은 오래전부터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고 인간이 죽으면 함께 자연 소멸하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가드(김우빈 분)와 썬더(김우빈 분)는 2022년 지구에 살며 인간의 몸에 가둔 죄수들을 관리한다. 여러 시간대를 오가며 탈옥한 죄수들을 관리하던 이들은 고려 말 한 여인의 딸을 현재로 데려와 키우게 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외계행성에서 반란을 주도한 설계사가 죄수 중 한 명으로 지구에 왔다. 설계사를 빼내려는 세력으로 인해 지구는 혼란에 빠지고, 가드는 이를 막기 위해 혼신을 다해 맞선다.
1390년대 고려 말엔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이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무륵 외에도 신검을 찾는 여인 이안(김태리 분)이 있다. 이안은 어딘가 특이하다. 고려 말, 그의 무기는 최신식 총이다. 사람들은 그를 '천둥을 쏘는 처자'라고 불렀다.
영화는 고려 말과 현재를 넘나드는데, 단순히 시공간의 차이만 그려지는 게 아니다. 장풍을 쏘는 신선, 부채를 펴고 도술을 부리는 도사, 화려한 총기 액션, CG가 더해진 외계인들의 격투까지 전개 과정에서 다각도로 이질적 공존이 계속된다. 초, 중반부는 방대한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게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철저하게 다른 두 개의 시간과 공간, 그 안에서의 서사를 각각 따라가기 바쁘다. 어딘가 복잡하고 산만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총집합하니, 어색한 느낌도 따라다닌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각 스토리가 매끄럽게 결합하며 강한 쾌감을 선사하니 이것이야말로 '반전'이다. 흩어진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최동훈 감독의 전략은 후반부 강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유쾌하고 시원한 액션까지 더해지니 재미는 두 배가 된다.
인물과 사람이 지닌 스토리에 집중하며 따라가는 재미도 있겠지만, 굳이 관계성을 찾아내기 위해 궁리하며 보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로운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 '외계+인'이다. 외계 비행선, 로봇, 외계인, 우주, 전투 신 등을 구현해낸 CG는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높인다.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우빈의 연기는 '외계+인'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극 중 김우빈은 가드와 썬더 두 배역을 소화하는데, 썬더가 여러 성격의 가드로도 변신하는 바, 결과적으로 1인 4역을 연기한다. 냉철하고 이성적인 모습부터 활기차고 유쾌한 캐릭터까지 전부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장르적으로나, 소재 측면에서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추상적이기만 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구현해내는 방식과 도전은 분명 신선하다. '외계+인' 1부는 서사를 쌓고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에 충실하고, 동시에 2부에 대한 궁금증도 충분히 자극한다. 후반부에 힘이 들어가니, 2부가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는 '외계+인'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