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자리에 올라라"…한은 여성직원 향한 美장관의 조언 [조미현의 BOK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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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미 재무부 장관으로는 6년 만의 방한인데요. 옐런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만난 뒤 한은 여성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간담회는 '경제학계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옐런 장관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거쳐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올랐습니다. 미국 경제부처 3대(大) 최고위직을 모두 지낸 최초의 여성인데요. 이날 간담회는 평소 성평등의 가치를 중시한 옐런 장관이 한은 측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고 합니다.
옐런 장관은 "경제학에 관심 있는 중앙은행 여성 직원들을 보게 돼 기쁘다"며 "여러분이 모두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격려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Fed 이사로 있으면서 국제회의에 갔을 때 여성이 많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에도 여성이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변화했다"면서도 "여전히 여성이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Fed는 물론 경제학계 내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고취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하는 여성이 적은 건 사실"이라며 "여성의 비율이 확실히 적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를 두고 '파이프라인 이슈'라고도 했습니다. 경제학 분야에 도전하는 여성이 적으니 결과적으로 중앙은행 등에 여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옐런 장관은 Fed 내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향상하기 위해 해온 노력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보다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직원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멘토링 기회도 제공하는 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한은 직원은 "포기하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라고 옐런 장관에게 질문했는데요. 옐런 장관은 "경제학에 언제나 관심이 많았고, 경제학계에서 커리어를 갖기를 바라왔다"며 "하지만 일과 커리어를 동시에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중에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여성이 이런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일을 포기하는 걸 지켜봤다"며 "결국 나는 가사 노동의 평등한 분배를 중시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답했습니다. 옐런 장관의 남편은 2001년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입니다.
옐런 장관은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 백악관에서 'Fed에서 일해 달라'고 연락받았다"며 "당시 남편은 '당연히 하겠다고 말해. 걱정하지 마. 어떻게든 해결해 나갈 수 있어'라고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남편에게는 꽤 희생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다"며 "나의 커리어가 발전하고, 집안일에 대한 부담을 나눠 갖길 바라는 배우자와 결혼한 것이 내가 일을 지속하는 데 굉장히 주효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보다 어렸을 때는 Fed에서 근무하기 전 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일은 많았지만,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한은 직원은 "젊은 중앙은행 연구자들이 정책적 사고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제로 금리'를 언급하며 "내가 대학에서 공부할 때만 해도 제로 금리는 주요 관심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중앙은행이 이를 연구했고, 결국 일본에서 이런 일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역시 이후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며 "(선행 연구가) 매우 유용했고, 이는 수많은 정책 혁신을 일으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결국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무엇이 진짜 정책 이슈인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간담회는 '경제학계와 여성'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옐런 장관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거쳐 바이든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올랐습니다. 미국 경제부처 3대(大) 최고위직을 모두 지낸 최초의 여성인데요. 이날 간담회는 평소 성평등의 가치를 중시한 옐런 장관이 한은 측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고 합니다.
옐런 장관은 "경제학에 관심 있는 중앙은행 여성 직원들을 보게 돼 기쁘다"며 "여러분이 모두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격려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Fed 이사로 있으면서 국제회의에 갔을 때 여성이 많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에도 여성이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변화했다"면서도 "여전히 여성이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Fed는 물론 경제학계 내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고취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하는 여성이 적은 건 사실"이라며 "여성의 비율이 확실히 적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이를 두고 '파이프라인 이슈'라고도 했습니다. 경제학 분야에 도전하는 여성이 적으니 결과적으로 중앙은행 등에 여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옐런 장관은 Fed 내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향상하기 위해 해온 노력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고 보다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직원의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멘토링 기회도 제공하는 등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한은 직원은 "포기하지 않고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인가"라고 옐런 장관에게 질문했는데요. 옐런 장관은 "경제학에 언제나 관심이 많았고, 경제학계에서 커리어를 갖기를 바라왔다"며 "하지만 일과 커리어를 동시에 갖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나중에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여성이 이런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일을 포기하는 걸 지켜봤다"며 "결국 나는 가사 노동의 평등한 분배를 중시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답했습니다. 옐런 장관의 남편은 2001년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입니다.
옐런 장관은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일 때 백악관에서 'Fed에서 일해 달라'고 연락받았다"며 "당시 남편은 '당연히 하겠다고 말해. 걱정하지 마. 어떻게든 해결해 나갈 수 있어'라고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남편에게는 꽤 희생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다"며 "나의 커리어가 발전하고, 집안일에 대한 부담을 나눠 갖길 바라는 배우자와 결혼한 것이 내가 일을 지속하는 데 굉장히 주효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보다 어렸을 때는 Fed에서 근무하기 전 교수로 있었기 때문에 "일은 많았지만,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한은 직원은 "젊은 중앙은행 연구자들이 정책적 사고의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제로 금리'를 언급하며 "내가 대학에서 공부할 때만 해도 제로 금리는 주요 관심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중앙은행이 이를 연구했고, 결국 일본에서 이런 일이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역시 이후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며 "(선행 연구가) 매우 유용했고, 이는 수많은 정책 혁신을 일으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결국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무엇이 진짜 정책 이슈인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