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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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투자 비중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심화,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 강화,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실시한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비중은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금 비중은 6.1%로 2001년 9·11테러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글로벌 펀드매니저 주식 투자 비중, 금융위기 이후 최저"
경기 회복을 전망하는 비율과 기업 이익 개선을 기대하는 비율은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 경기침체 전망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BofA는 투자자들의 이런 심리 상태를 “절망적인 경제 전망에 따른 ‘완전한 항복(full capitulation)’ 신호”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 주식 투자 비중, 금융위기 이후 최저"
펀드매니저들은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꼬리 위험(tail risk)’으로 꼽았다. 꼬리 위험이란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 번 발생하면 큰 손실을 초래하는 위험을 말한다. 다만 응답자 다수는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고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글로벌 경기 침체, 매파적 중앙은행, 체계적 신용 위험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BofA는 현재 투자 심리가 극도로 나쁘지만 이는 오히려 주식의 단기 반등을 시사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마이클 하트넷 BofA 전략가는 “올 하반기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좋지 않지만 향후 몇 주 동안 일시적으로 반등 랠리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실물 경기가 어려움을 겪고 Fed의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때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259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에 참여한 펀드매니저들은 총 7220억달러(약 945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