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 위축에도 몸값 소폭 높여
단시일 내 추가 투자 유치 나설듯
국내 네 번째 '데카콘' 등극 눈앞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토스는 단시일 내 추가 투자금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네 번째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이 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일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총 2957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오는 8월 추가 투자 유치를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 투자 규모는 최대 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두 차례에 나눠 진행하게 됐다"며 "현재 투자 논의 중인 기관의 참여 여부가 최종 확정되면 8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8조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올 초 투자 유치 작업을 개시할 때 논의됐던 기업 가치가 10~15조원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다소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았던 8조2000억원에 비하면 다소나마 올랐다.
토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다른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낮춰 투자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실제 올 들어 글로벌 '거물' 핀테크 스타트업의 몸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유럽 핀테크 기업 선두주자인 스웨덴 BNPL(후불결제) 업체 클라르나는 최근 신규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67억달러(약 8조7870억원)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6월 인정받은 456억달러(59조8000억원)에서 85% 깎였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이란 평가를 받았던 미국 전자결제대행 업체 스트라이프는 최근 기업가치가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초기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와 산업은행이 각각 투자금 1000억원으로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 합류한 광주은행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200억원, 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해외 투자자 대신 국내 기관들이 적극 참여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조만간 추가 투자 유치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IPO 이전에 확보하려던 목표 자금 1조원을 채우기 위해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결제, 대출 중개 등의 매출이 확대되고 있어 빠르면 내년 초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관투자자들은 독보적인 금융 플랫폼으로서 토스의 성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올 1분기 매출은 2013년 설립 이후 최대인 2394억원이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