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배 넘게 팔린 가평 임야…22명 몰린 이유는 '조립식 주택'
경기 가평군의 한 전원주택 단지 인근 임야가 감정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 가격, 도로 인접 여부 등 다른 조건도 좋았지만 전원주택처럼 이용하되 주택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 조립식 주택이 인기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20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가평 조종면의 임야(토지면적 216㎡)는 지난 15일 감정가 1404만원의 222%인 3120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도 22명에 달했다.

이 물건은 조종면의 한 전원주택 단지에 붙어 있는 임야다. 가격은 감정가 기준 3.3㎡당 21만원이다. 감정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3.3㎡당 48만원)에 사더라도 인근 임야 가격에 비해선 저렴하다는 평가다. 현재 이 인근 임야는 3.3㎡당 95만~160만원 수준을 호가한다. 도로에 접한 땅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 물건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조립식 주택을 설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응찰자를 끌어모았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주택 수에 포함되는 전원주택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반면 이동식 조립형 주택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지만 주말농장, 캠핑 등에 사용할 수 있어 전원주택 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매각된 임야에는 조립식 주택이 이미 설치된 터라 상하수도, 전기 등도 연결돼 있다. 위치도 전원주택 단지 내 주택들과 가까워 사실상 전원주택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경매는 조립식 주택을 제외한 토지만 매각 대상이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경우 법정 지상권 성립 여부가 중요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법정 지상권이 성립되지 않으면 주택에 대한 철거 요청을 할 수 있지만 성립될 시엔 주택 주인에게 지료(땅 사용료)만 청구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