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부자감세' 프레임…巨野, 탄핵까지 꺼내며 결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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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1호 정책' 법인세 개편 무산 위기
재정 망쳐놓고 곳간지기 '돌변'
野, 법인세 인하 따른 투자증가
효과 입증 안됐다며 입법 저지
"서민들 무슨 돈으로 지원하나"
전문가 "철 지난 논리 들이대"
OECD 국가들 25년간 분석
"법인세 부담 크면 생산성 저하"
여야 대립에 '입법 좌초' 우려
재정 망쳐놓고 곳간지기 '돌변'
野, 법인세 인하 따른 투자증가
효과 입증 안됐다며 입법 저지
"서민들 무슨 돈으로 지원하나"
전문가 "철 지난 논리 들이대"
OECD 국가들 25년간 분석
"법인세 부담 크면 생산성 저하"
여야 대립에 '입법 좌초' 우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이뤄졌다. 올해 3월 치러진 대선을 통해 여당에서 야당으로 자리를 바꾼 민주당의 정국 전략을 공개하는 첫 번째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서 박 원내대표는 ‘탄핵’을 언급할 정도로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주요 인사 측근 및 친인척의 대통령실 채용을 언급하며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며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세제 개편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지난 18일 이뤄진 당정협의에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 감세안이 논의됐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 세제 체계를 개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법인세율 인하가 자본의 사용자 비용 인하를 통해 투자 확대를 견인한다는 것은 실증분석으로 뒷받침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1991~2016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의 총요소 생산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은 지난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지지한 것과 상반된다. 문재인 정부는 열 번의 추경을 통해 총 15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17조1000억원), 이명박 정부(33조원), 박근혜 정부(39조9000억원) 추경 규모를 합산한 것의 1.7배에 달한다. 특히 이 중 두 차례는 2020년 4월 총선과 올해 3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져 선거 개입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627조4000억원이던 국가채무 규모는 지난해 말 939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올해 2월 “이 땅의 국민들은 가계빚보다 국가부채를 걱정한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 주요 정치인은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강조해왔다.
민주당은 부자감세 프레임을 적용한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도 법인세 감세 반대 입장을 좀처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의 반대가 높았음에도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였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신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개편에는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세율을 낮추더라도 기업 투자와 활동이 늘면 일자리도 덩달아 증가하고 오히려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며 “각종 세금 감면에도 세수가 늘었던 박근혜 정부 사례에는 눈을 감고, 경제위기로 낙수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명박 정부의 사례만 언급하며 민주당이 법인세 감면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부자감세’ 비판하지만…
특히 민주당은 저지해야 할 윤석열 정부 정책으로 법인세 감세를 겨냥했다. 사정이 좋은 대기업에 혜택을 몰아주는 ‘부자감세’라는 것이 주요 이유다. 박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하 혜택은 한 해 수십조원의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 등 재벌 대기업과 예대마진 폭리로 올 1분기에만 9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4대 금융지주 등에 돌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하지만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세제 개편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지난 18일 이뤄진 당정협의에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 감세안이 논의됐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법인세 과세 체계 개편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에 세제 체계를 개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법인세율 인하가 자본의 사용자 비용 인하를 통해 투자 확대를 견인한다는 것은 실증분석으로 뒷받침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1991~2016년에 걸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의 총요소 생산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 우려는 자가당착”
법인세 감면으로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비판 지점이다. 지난해 법인세수가 65조5000억원에 이르렀던 만큼 관련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면 경제 위기에 대처할 재정 여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지금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줄어드는 세수를 벌충할) 세금을 어디에 물리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도 “국채 발행은 하지 않겠다면서 세수가 줄면 무슨 돈으로 서민을 지원하느냐”고 반문했다.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은 지난 정부에서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지지한 것과 상반된다. 문재인 정부는 열 번의 추경을 통해 총 15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노무현 정부(17조1000억원), 이명박 정부(33조원), 박근혜 정부(39조9000억원) 추경 규모를 합산한 것의 1.7배에 달한다. 특히 이 중 두 차례는 2020년 4월 총선과 올해 3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이뤄져 선거 개입 논란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627조4000억원이던 국가채무 규모는 지난해 말 939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올해 2월 “이 땅의 국민들은 가계빚보다 국가부채를 걱정한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 주요 정치인은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강조해왔다.
○민주당 문턱 넘기 어려울 듯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협조를 거부하면 법인세 개편은 입법부 문턱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여당 정책위 관계자는 “법인세 인하는 자칫 정치적 공세를 받으면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힐 수 있어 당 차원에서도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민주당은 부자감세 프레임을 적용한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라도 법인세 감세 반대 입장을 좀처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의 반대가 높았음에도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밀어붙였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대신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은 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개편에는 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 세율을 낮추더라도 기업 투자와 활동이 늘면 일자리도 덩달아 증가하고 오히려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며 “각종 세금 감면에도 세수가 늘었던 박근혜 정부 사례에는 눈을 감고, 경제위기로 낙수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명박 정부의 사례만 언급하며 민주당이 법인세 감면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