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현지 도박장 유튜브로 실시간 방송
채팅창에 금액 제시하면 현지서 대리 베팅
경찰 "이체 내역, 계좌 등 확인해야 수사"
[OK!제보] 딱 보면 유튜브 해외 도박인데…경찰 "증거 가져와라"
유튜브를 이용한 실시간 해외 도박 의심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으나 단속은 이뤄지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9일 유튜브를 보면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진행되는 실시간 도박 방송이 10여개 검색되고 있다.

도박 전문가는 이들 방송이 대리 베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도박을 진행하고 있는데 경찰이 뒷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도박 방송이 뜨는 이유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도박 산업 규제로 인해 마카오 등지의 도박 업체들이 대거 이전하였기 때문이다.

유튜브 도박 방송은 한국에서 도박 참여자가 채팅창을 통해 베팅 금액을 제시하면 캄보디아 현지에서 대리 베팅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박 참여자는 유튜브 채팅창의 아이디 옆에 공구 모양이 달려있다.

또 유튜브 채팅창이 인터넷 사정으로 실시간 베팅에 장애가 생기는 때를 대비해서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통해 대리 베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 운영자는 유튜브 영상 왼쪽 상단에 자신들과 접촉할 수 있는 카톡과 텔레그램 아이디를 공개해놓고, 도박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연락하면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우선 도박에 참여하려면 그쪽 계좌에 원화를 보내줘야 하는데, 원화는 달러로 환전된 후 카지노 칩을 구입하는데 사용된다.

도박에서 딴 돈은 다시 한국 계좌로 보내진다.

이런 도박은 거의 매일 오후 6시께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6시간 안팎으로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OK!제보] 딱 보면 유튜브 해외 도박인데…경찰 "증거 가져와라"
하지만 이렇게 대리 베팅을 통해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며 형사처벌 대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해도 수사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제보자 A씨는 유튜브 실시간 도박의 현황과 문제점을 경찰청, 대통령실 등에 알렸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연락했더니 모든 증거 자료를 가지고 와야 수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청에 유튜브 영상을 보면 바로 실시간 대리 베팅에 의한 도박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니 수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청 관계자는 "입금 계좌라든지 실제 현금이 이체되고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고자가 증거 자료를 다 가지고 와야 하는 것이다.

A씨가 유튜브에 공개된 카톡이나 텔레그램 아이디로 접촉하면 계좌번호와 이체 방법, 도박 참여 방법 등을 다 알려준다고 말하자, 경찰은 "그렇게 하는 건 함정수사나 위장 수사가 돼서 위법 사항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신고의 증거가 부족하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서 유튜브 도박 방송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하라고 제안했다.

A씨는 경찰청 관계자와 이상의 통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 공개했다.

[OK!제보] 딱 보면 유튜브 해외 도박인데…경찰 "증거 가져와라"
그는 "유튜브 방송의 채팅창에 도박 진행 상황이 모두 나오는데 규정만 따지는 경찰을 보니 너무 답답하다.

계좌번호만 알면 바로 범인을 잡을 수 있다.

해외 도박 방송 운영자들은 베팅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챙겨 엄청난 고수익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 해외 도박은 한번 베팅 한도가 2만달러(약 2천600만원)로 강원랜드 30만원의 90배에 달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코로나 봉쇄가 완화한 후에는 한국인들이 직접 캄보디아 원정 도박에도 많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