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기대했는데 원금은 커녕 손실만
카카오페이·크래프톤 주가 급락…공모가 밑돌아
지난 21일 종가(3만1300원) 기준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인당 평균 1억1150만3700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됐다. 많은 이들의 드림카로 꼽히는 포르쉐 718 박스터 한 대 값(평균 1억1645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우리사주로 '잭팟'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은 인당 평균 1만4481주를 공모가 3만9000원에 샀다. 당시 1인당 평가액은 5억6475만9000원이었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20% 빠진 현재 인당 평가액은 4억5325만5300원으로 줄었다.
비슷한 시기 상장한 크래프톤의 상황도 암울하다. 직원 1인당 평가 손실액은 6442만5500원에 달했다. 상장 당시 크래프톤 임직원들은 인당 약 269주를 공모가 49만8000원에 샀다. 이날 크래프톤의 종가는 25만8500원으로 전장보다 1만1000원(4.44%) 올랐지만 여전히 주가는 공모가 대비 반토막(48%)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대박 기대감이 컸던 종목이다. 상장 당시는 시장 상황이 좋았던 만큼 성장주에 대한 가치도 높게 평가됐다. 이에 주가도 대폭 뛰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코스피 입성 7거래일 만에 장중 공모가 대비 142%까지 치솟아 고점(9만4400원)을 기록했다. 당시 인당 평가액은 14억에 달했다. 같은 해 11월 크래프톤은 고점 58만원을 찍었다.
하지만 정작 회사 직원들은 해당 시점에 주식을 팔지 못했다. 보호예수기간이 상장 후 1년으로 묶여 있어서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6일, 같은 해 8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그 사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주저앉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고, 손실폭도 그만큼 커졌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3300선을 돌파한 지수는 올 들어 장중 2200선까지 밀렸다.
보호예수기간 해제까지 약 2~3주가 남은 상황이지만 공모가 대비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매도를 단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출을 받은 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한편 주가가 떨어지면서 회사의 경영진들은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주식 10만주를 매수해 주가 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임원진도 이달 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만3000여주를 장내 매수했다. 카카오뱅크는 관계자는 "구체적인 건 언급할 순 없지만 관련해서 준비 중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