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1천142kg·남산공원 517kg 살포…환경단체 "수생태계 위협"
서울시 "고독성 농약 사용 안 해…꿀벌 위협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사용 중단"
"서울 공원·궁궐 등에 농약 남용…5년간 자치구 평균 1,098㎏"(종합)
서울의 공원, 가로수, 궁궐 등 공공녹지 공간에서 고독성 농약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1일 서울 종로구 환경센터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등 31개 기관을 대상으로 2017∼2021년 서울 공공녹지에 살포된 농약사용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서울시 자치구 평균 농약 살포량은 1천98㎏이었다.

강남구가 3천975㎏으로 살포량이 가장 많았고, 강동구(3천567㎏), 송파구(2천563㎏)가 뒤를 이었다.

서초구와 광진구는 자료가 없다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고, 구로구와 종로구는 농약 살포량 자료가 누락돼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은평구는 2020∼2021년도 자료만 제출해, 이 기간 살포량만 분석했다.

서울시가 직접 관리하는 공원의 농약 살포 실태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농약 살포량이 가장 많은 공원은 남산공원(517㎏)이었다.

보라매공원(269.2㎏)과 월드컵공원(189.4㎏)이 뒤를 이었다.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국체육산업개발주식회사에 위탁해 관리하는 올림픽공원의 5년간 농약 사용량은 1천142㎏이었다.

특히 발암성 및 생식독성을 일으키는 농약은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공원·궁궐 등에 농약 남용…5년간 자치구 평균 1,098㎏"(종합)
같은 기간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서울의 궁궐과 왕릉에는 6천65㎏의 농약이 살포돼, 서울 자치구 평균 농약 살포량보다 6배가량 많았다.

서울 외곽부 태릉과 강릉에 2천931㎏이 살포됐고, 도심부 의릉에는 1천774㎏이 뿌려졌다.

단체는 "서울시 녹지에 살포된 농약은 꿀벌과 곤충만 죽이지 않고, 일부 농약은 생태독성이 높아 어류 및 수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발암성, 생식독성을 야기하는 농약이 적절한 규제나 제한 없이 살포되고 있어 시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서울시의 공공녹지를 관리하는 자치구 및 관련 부처에 꿀벌 등을 위협하는 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 살포 금지와 맹독성 농약 사용 중지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남산공원·보라매공원·월드컵공원부터 무농약 공원 정책을 도입해 시범운영 후 확대하고, 무분별한 농약 사용 제한과 감독을 위한 조례 제정 및 지침 개정 등 정책적 대응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 "공원과 가로수 등에 고독성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는 "농촌진흥청에 정식 등록된 농약만 사용하며, 그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낮은 등급(인축독성 Ⅳ급, 어독성 Ⅲ급)을 사용하고 있다"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최근 사용을 중지하고 대체 저독성 농약을 사용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