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이 대구 세천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이 대구 세천공장의 스마트팩토리 설비를 설명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코스닥시장 상장사 삼보모터스는 국내 자동차 자동변속기 부품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이다. 미국과 독일, 중국 등에 사업장을 두고 현지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부품도 상용화하는 등 산업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 부품회사인 콘티넨탈을 뛰어넘는 글로벌 넘버원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대구에 있는 삼보모터스는 1994년 국내 최초로 자동변속기 부품을 국산화한 기술 강소기업이다. 이후 자동차 자동변속기 구성 부품, 파이프류 제품 등 파이프류와 플레이트류를 제조해 국내외 완성차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닛산, 도요타, GM, 크라이슬러, 콘티넨탈 등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 "미래차 부품으로 獨 콘티넨탈 뛰어넘을 것"
삼보모터스의 핵심 경쟁력은 ‘파인블랭킹’이라고 불리는 금형 기술이다. 블랭킹이란 펀치 따위를 이용해 판금을 가공하는 공정이다. 일반적인 블랭킹 공정은 휘어짐 같은 불량이 자주 발생하는 탓에 2차 기기 가공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삼보모터스의 파인블랭킹은 제품 가공 부위에 가해지는 전단력(자르는 힘)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제품 변형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절단면이 깨끗한 데다 가공 정밀도 및 표면 조도 등이 우수하고 2차 가공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공정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삼보모터스는 소재 다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엔진 및 연료 파이프 소재를 스틸에서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로 변경한 게 좋은 예다. 내연기관 부품에 쓰이던 이런 기술력은 경량화가 관건인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차 부품 사업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5년 양산을 시작해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공급한 전기차 모터용 감속기는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대표적인 미래차 부품이다. 기존 내연기관 엔진 파이프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개발한 전기차용 모터 냉각 파이프는 지난해 하반기 북미에 출시된 GM의 전기 픽업트럭에 탑재됐다. 이 사장은 “2009년 인재 확보를 위해 서울에 연구소를 설치하고 미래차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뛰어든 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스마트팩토리도 갖췄다. 내연기관 공정을 로봇팔이 움직이는 자동화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했고 공정 간 연결까지 무인화했다. 이를 통해 단순 반복 노동에 필요한 인력을 12분의 1로 줄이고, 고부가가치 작업에 재배치했다.

삼보모터스는 2013년 자동차 범퍼 기업 프라코, 2015년 독일 자동차 튜닝 전문 회사 칼슨, 2019년 일본 정밀가공업체 에이스기연 등 글로벌 자동차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펼쳐왔다. 삼보모터스를 포함한 전체 그룹사는 국내 6개, 해외 6개로 총 12개 법인이다. 전체 그룹사의 생산 품목은 2만 종, 지난해 매출은 총 1조5101억원에 달한다. 최근 삼보모터스 주가는 전반적인 증시 부진 탓에 올 들어 24%가량 하락한 43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사장은 부친 이재하 회장이 1977년 설립한 삼보모터스에 2010년 입사했고, 올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