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0bp 인상에도 유로화 오르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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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0bp 인상에도 유로화 오르지 못한 이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706183.1.jpg)
ECB는 21일(현지 시각) 통화 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0%에서 0.5%로 50bp 올렸다. 지난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빅 스텝'을 밟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3월 이후 이어져 온 제로 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한계 대출금리는 0.75%, 예금금리는 0%가 됐다.
ECB는 통화정책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새로운 평가, 통화정책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분열 방지기구(TPI) 강화에 근거해 지난 회의 때 예고했던 것보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더 큰 첫걸음을 내딛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유로존의 6월 소비자물가(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해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ECB는 "다음 회의들에서도 추가 금리 정상화는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제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면서 앞으로는 회의 때마다 금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라며 "정책금리 경로는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며, 중기 물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정책을 집행하던 방식에서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식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 중앙은행(Fed)이 채택한 것으로 좀 더 비둘기파적인 접근법으로 풀이된다.
![유럽 50bp 인상에도 유로화 오르지 못한 이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706177.1.jpg)
유로/달러 환율(EURUSD)은 ECB의 결정이 나온 뒤 1유로당 1.018달러 수준에서 1.0278달러 수준까지 뛰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금세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높은 금리로 인해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ECB의 금리 인상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탓이다.
![유럽 50bp 인상에도 유로화 오르지 못한 이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7/01.30706178.1.jpg)
씨티는 "ECB가 50bp를 올렸어도 지금의 경기 침체 위험을 감안하면 그건 선제적 인상일 뿐 큰 폭의 장기 금리 인상 주기가 시작된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큰 것 같다"라면서 "유로화가 지속해서 평가절상될 수 있는 기준은 매우 높고 우리는 유로화에 대해 공매도하라는 입장을 유지한다"라고 밝혔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ECB는 강력한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통제할 수 없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와 어려운 부채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이탈리아 정치 위기에 직면해 금리 인상을 하면서 급격히 둔화되는 경제로 들어서고 있다”라고 밝혔다. 샤 전략가는 "ECB보다 더 나쁜 위치에 있는 선진국 중앙은행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