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원/달러 환율 연말까지 고공행진…상단 1,350원"
한국투자증권은 22일 연말까지 강달러 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으로 제시했다.

최제민·문다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훌쩍 넘어선 이후 이달 15일에는 장중 1,326.7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다"며 "과거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적은 없어 현재 수준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지표는 악화하고 있지만, 국내외 PMI(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는 여전히 확장 국면"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현재 수준의 경제 상황에서 환율이 1,300원을 웃도는 것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는 고물가, 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다양한 악재로 인한 강달러 환경과 무역수지 적자, 거주자 해외투자 확대 등에 따른 외환 수급 악화, 미래 수출 경기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악재 해소 전까지는 반등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원/달러 환율과 달러 인덱스의 상관계수가 0.98에 달해 달러화 강세가 여과 없이 원화에 투영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상관계수가 0.49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원화 약세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보다는 달러화 강세에 연동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려면 원화에 영향을 미치는 자체 요인들의 움직임보다는 달러화 강세를 유발하고 있는 악재들이 먼저 해소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3분기에는 소비자물가의 정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며 환율 상방 압력이 가중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4분기에는 높은 기저효과와 수요둔화 등으로 본격적인 물가 둔화세가 확인돼 경제 연착륙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소폭이나마 약화할 것"이라면서도 "유럽 에너지 수급 불안, 경기침체 위험 등을 고려하면 강달러 흐름이 크게 반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4분기 환율은 여전히 평균 1,280원대의 높은 수준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며 "하반기 환율 상단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1,350원 부근에서 형성될 전망"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