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 = 한국경제신문 DB
기아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 = 한국경제신문 DB
기아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차량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가치 차량 판매가 늘었고, 환율 효과에 인센티브 축소 영향까지 맞물려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첫 영업익 2조 달성

기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익이 2조 234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조 8760억원으로 전년비 19.3%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8810억원으로 40.1% 늘었다.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모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기존 분기 실적 신기록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8조3572억원과 영업이익 1조6065억원이었다.

다만 일부 부품 수급 차질과 재고 부족으로 인해 도매 판매는 감소했다. 기아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73만3749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5% 감소한 14만868대, 해외에서는 2.1% 감소한 59만2881대를 판매했다.

판매 감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배경에는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와 인센티브 축소 정책, 우호적 환율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 EV6. 사진=연합뉴스
기아 EV6. 사진=연합뉴스
특히 기아는 북미와 유럽에서 EV6 및 신형 스포티지 판매의 본격화, 전반적 판매 차종의 사양 상향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원가 증가에도 큰 폭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개선된 79.1%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 역시 브랜드력 제고를 위한 마케팅비와 기말환율 변동에 따른 판매보증비 등이 증가했지만, 효율적 비용 집행으로 판매관리비율은 전년과 유사한 10.7%를 기록했다.

특히 상품성 개선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따른 사양 및 트림 믹스 개선, 목표 수익률 상향과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등 적극적인 '제값 받기' 가격 정책을 지속해 큰 폭의 평균 판매가격 상승을 달성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높였다는 게 기아의 분석이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60원으로 전년 대비 12.3% 상승한 것도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기아 니로 전기차(EV). 사진=연합뉴스
기아 니로 전기차(EV). 사진=연합뉴스

친환경차 판매, 전년비 78.9% 증가...고성장세

올해 2분기 기아의 친환경차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EV6의 판매 확대로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비 78.9% 증가한 13만3000대를 기록했다. 전 차종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8.7%포인트 상승한 17.7%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EV6와 니로EV 등 전기차가 4만4000대(97.9%↑)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니로·쏘렌토·스포티지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가 전년비 88.3% 증가한 6만7000대, 니로·씨드·쏘렌토 등을 중심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전년비 32.3% 증가한 2만1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와 서유럽 시장에서는 EV6 판매가 본격 확대되며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각각 국내 9.9%, 서유럽 12.5%로 크게 확대됐다.

미국에서도 EV6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며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3배에 달하는 1만대를 기록했고, 전기차 비중은 5.5%로 전년 동기 0.9%에서 약 6배로 커졌다.
기아 쏘렌토. 사진=기아
기아 쏘렌토. 사진=기아

부품 수급 상황 풀릴까...올해 하반기 기대

기아는 올해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국제 관계 불안정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하반기 가시적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상황이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확대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해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용 재고 및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해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